'리니지' IP 관련 저작권 침해 소송 이어져
웹젠, 엔씨에 2심 패소하며 169억원 배상
법적 갈등 격화···법률 리스크 관리 화두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앞다퉈 법률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 행위와 관련된 소송이 잇따르면서 법적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웹젠 등 주요 게임사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법률 전문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엔씨소프트는 서울행정법원 판사와 김앤장 변호사 출신인 정교화 넷플릭스코리아 정책·법무 총괄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대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 시리즈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끊이지 않는 만큼 지식재산권(IP)을 보호와 소송 대응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노정연 전 서울서부지검 검사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정선열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를 재선임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엔씨소프트가 ‘아키에이지 워’ 및 ‘롬’을 대상으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법률 전문가들의 조력을 확보해 대응 논리를 다지고 있다.
웹젠 역시 부장판사 출신 이효인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와 권진홍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지난달 27일 ‘R2M’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패소하며 서비스 중단과 엔씨소프트에 169억원을 배상하란 판결을 받았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최대 규모의 배상 판결로 웹젠은 이에 대한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준비중이다.
최근 게임업계는 IP 및 부정경쟁 관련 분쟁이 격화되면서 법률 리스크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게임 하나가 출시되면 필연적으로 기존 게임과의 유사성이 논란이 되기 마련이고 이 과정에서 지적재산권 침해나 부정경쟁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소송이 기업의 매출과 브랜드 이미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법률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선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저작권과 영업기밀 문제는 법적 분쟁을 넘어 기업 이미지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앞으로도 게임업계에서 소송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법률 전문가 영입은 필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