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B·한화운용, 해외 휴머노이드 기업에 투자하는 ETF 출시
기존 로봇 ETF와는 다른 구성···테슬라 ETF와 차별화 가능할까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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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일제히 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휴머노이드 ETF를 쏟아낼 예정이다.

휴머노이드는 '인간형 로봇'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단순 로봇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 결합된 형태이기에 이번에 출시되는 휴머노이드 ETF는 기존에 상장된 로봇 ETF에서는 담지 않은 종목들을 대거 편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휴머노이드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 편입은 불가피하고 공통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는 전기차 회사이기도 하기에 기존 테슬라를 담은 전기차 ETF 등과 차별화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 휴머노이드 ETF 쏟아진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은 나란히 휴머노이드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 ETF를, KB자산운용은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 ETF를, 한화자산운용은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형태나 특징을 지닌 로봇으로 인공지능(AI)의 최종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엔비디아가 개최한 개발자 회의 ‘GTC 2025’에서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휴머노이드 시대가 5년 이내 올 수 있다"고 말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휴머노이드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 테슬라다. 테슬라는 자사 휴머노이드인 '옵티머스'를 생산공장에 투입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1만대, 2026년 12만대, 2027년 120만대 규모로 옵티머스를 생산하겠다고 밝혔으며 2026년부터는 외부 업체에도 옵티머스를 판매할 예정이다.

테슬라 외에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휴머노이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Figure AI, Agility Robotics, 캐나다 Sanctuary AI 등이 대표적이며 중국에서는 샤오미와 유비테크, 에지봇, 케플러, 푸리에인텔리전스, 유니트리로보틱스 등이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와 Figure AI 등 중요 업체들이 연간 약 1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제시하고 있고 중국 휴머노이드 시장도 올해 약 +500%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4일 휴머노이드 기업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삼성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 펀드'를 출시한 바 있다. 해당 펀드는 미국 테슬라, 중국 로보센스와 유비테크등 30개 내외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될 예정인 휴머노이드 ETF 종목명을 감안하면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ETF는 미국 휴머노이드 기업들을 편입하고 한화자산운용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글로벌 휴머노이드 기업들을 담은 ETF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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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의 테슬라 ETF?

자산운용사들이 일제히 휴머노이드 ETF를 출시하는 이유는 기존 로봇으로 분류하기에는 휴머노이드가 가지는 특성이 분명하고 휴머노이드 기업들 역시 기존 로봇 관련 기업들과는 구분되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이미 다수의 로봇 ETF가 상장되어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에 ‘KODEX 글로벌로봇(합성)’ ETF를 상장했고 지난 2022년에는 ‘KODEX K-로봇액티브’도 추가로 상장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도 2023년 'KoAct 글로벌AI&로봇액티브' ETF를 출시했다.

KB자산운용 역시 'RISE AI&로봇' ETF를 지난 2023년 선보였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2023년 미국 증시에 상장된 로봇 ETF인 'BOTZ'와 같은 'TIGER 글로벌AI&로보틱스 INDXX' ETF를 국내 증시에 내놓았다.

다만 기존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한 로봇 ETF들에 편입된 종목 중 상당수는 휴머노이드와는 관련이 많지 않은 편이다.

국내 상장 로봇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는 휴머노이드 관련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무관한 기업들도 다수 편입되어 있고 해외 로봇 기업에 투자하는 ETF 역시 단순 부품기업 편입 비중이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도 국내외 로봇 ETF들은 휴머노이드 선도기업인 테슬라를 편입하지 않았다. 반대로 말하자면 앞으로 출시되는 휴머노이드 ETF들의 핵심 편입자산은 결국 테슬라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테슬라의 주 사업은 전기차다. 향후 출시되는 휴머노이드 ETF 수익률 등 성과지표는 휴머노이드가 아닌 전기차 업황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관측되기에 자산구성에서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상장된 국내 로봇 기업들의 경우 휴머노이드 관련 기업들이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휴머노이드 완제품 개발과 관련해서 관심이 필요한 상장사는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보티즈"라며 "관련 서플라이체인 업체로 주목할 기업은 하이젠알앤엠(모터), 에스피지(감속기)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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