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지난해 해외법인 순익 8288억원···전년比 3.6%↑
KB국민은행, 적자 확대···순손실 833억원
인도네시아 법인 적자 심화에 해외 실적 부진 지속

4대 은행 해외법인 실적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4대 은행 해외법인 실적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해외법인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가운데 KB국민은행은 오히려 손실 규모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전략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8288억원으로 전년 말(7997억원)보다 3.6% 증가했다.

4대 은행 전반의 해외법인 순익이 증가했지만 KB국민은행의 경우 적자가 심화하며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다.

KB국민은행의 해외법인 5곳의 지난해 합산 순손실은 83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234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3배 이상 적자가 확대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 경쟁 은행들의 해외법인 실적이 개선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해외법인 10곳이 거둔 순이익은 총 5720억원으로 전년(4824억원) 대비 18.6% 증가했다. 하나은행도 2023년 말 1128억원에서 지난해 말 1300억원으로 1년 새 순익 규모가 15.2% 늘었다.

여타 은행의 해외법인 실적이 순항하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이 해외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배경에는 인도네시아 법인의 재정 악화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의 당기순손실은 2410억원으로 2023년 말(-1733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677억원 늘었다.

인도네시아 법인뿐만 아니라 미얀마 법인에서도 순익이 악화했다. 2023년 말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는 4억원의 순익을 거뒀으나 지난해 말에는 25억원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중국 법인인 KB국민은행(중국)유한공사도 같은 기간 303억원에서 230억원으로 순익이 24.2% 줄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1131억원을 투자해 KB뱅크의 22% 지분을 확보하며 2대 주주가 됐다. 이후 2020년 9월 추가로 투자를 진행해 지분을 67%로 확대하며 KB뱅크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그러나 자회사 편입 이후 KB뱅크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국민은행의 글로벌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뱅크는 부실여신감축 노력과 우량여신 신규 취급 증가로 순이자마진(NIM) 비율이 개선되며 순이자이익이 약 40% 증가하는 성과를 나타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관련 정부 정책 지원 종료로 인수 이전 취급한 부실여신에 대한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손실이 크게 발생하며 당기순손실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는 우량 신규대출 증대, 부실자산 감축을 통한 수익 창출력 개선, 채널·인력 효율화 등 전반적인 재무실적 증가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다지는 한 해였다”며 “올해는 1분기 예정된 차세대뱅킹시스템(NGBS·Next Generation Banking System) 그랜드 오픈을 전환점으로 활용해 본격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리테일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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