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ETF 순자산 규모 1년 새 3배 이상 커져
퇴직연금서 ETF 적극 활용 원하는 수요 영향 평가
기존 1위인 삼성운용에 미래에셋운용 첫 상품으로 도전장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연금 상품으로 널리 알려진 TDF(타깃데이트펀드)가 ETF(상장지수펀드)로 연이어 출시되면서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 투자 상품의 중심이 투자자들의 접근성과 선호도가 높은 ETF로 재편된 영향으로, TDF ETF 선두를 달리는 삼성자산운용과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쟁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2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달 25일 ‘TIGER TDF2045’ ETF를 출시한다. 이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첫 TDF ETF로, 미국 대표지수인 S&P500과 국내 단기채의 비중을 조절해 성과를 추구하는 상품이다. 초기엔 S&P500 비중이 높고 은퇴 시점인 2045년에 가까울수록 단기채 비중이 높아지는 방식이다.
TDF란 생애주기별 자산 배분 프로그램에 맞춰 자동으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정해주는 펀드를 말한다. 노후 자산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을 겨냥하며 국내에선 2011년에 처음 출시됐다. TDF ETF는 TDF에 ETF의 장점을 녹인 상품으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고 낮은 보수로 TDF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첫 TDF ETF를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TDF ETF는 2022년 6월 말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처음으로 내놓으며 ETF 시장에 등장했고, 같은 해 9월 KB자산운용이 관련 상품들을 내놨다. 이후 한동안 출시가 뜸했다가 올 들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참전한 것이다.
TDF ETF는 TDF 시장과 비교하면 아직 시작 단계로 볼 수 있다. 전체 TDF의 설정액은 지난달 기준 11조7000억원이다. 반면 TDF ETF는 전체 종목(15개)의 순자산총액이 3689억원에 불과하다. 다만 이는 1년 전 1222억원 대비로는 세 배 넘게 성장한 수치다. 여기에 투자 상품 트렌드가 접근성이 좋은 ETF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고 퇴직연금 편입도 가능해 향후 성장성이 높게 점쳐진다.
관전 포인트는 ETF 시장 1위와 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결이다. 삼성자산운용의 TDF ETF 순자산총액은 2735억원으로 74%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DF2050액티브’ ETF의 경우 순자산총액이 2064억원으로 전체 종목 중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TDF ETF 후발주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DF 시장에선 점유율 1위인 운용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TDF를 출시했고 현재 4조2000억원의 설정액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오랜 기간 쌓아온 TDF에서의 운용 노하우를 ETF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TDF ETF 시장 경쟁은 새 국면을 맞게 된 셈이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존 TDF ETF와는 다르게 액티브가 아닌 패시브 형식으로 상품을 출시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펀드매니저가 운용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액티브 ETF와 달리 패시브 ETF는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다. 장기 투자 성과에서 수수료가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측면에서 패시브 ETF의 장점이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도입 이후 실시간 ETF 투자가 가능한 증권사로 자금이 대거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투자자들이 노후 자산관리에 ETF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올 들어 TDF ETF가 연이어 나온 것은 이 같은 수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이고 향후 운용사 간 파이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