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국내 패션 IPO 도전
공모자금, 글로벌 시장 확대에 활용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락피쉬웨더웨어를 운영하는 에이유브랜즈가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통상 패션은 계절 특성상 큰 수익을 내기 어렵지만 에이유브랜즈는 사업 구조를 ‘사계절’에 맞춰 국내외 수요를 확보했다. 올해 국내 첫 패션 IPO 기업인 에이유브랜즈가 시장 안착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18일 에이유브랜즈는 내달 3일 코스닥 상장에 따른 전략과 비전을 공개했다. 에이유브랜즈는 브랜드 리빌딩 역량과 높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경쟁력 있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K-패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에이유브랜즈 기업 개요 및 최근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에이유브랜즈 기업 개요 및 최근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에이유브랜즈는 ‘락피쉬웨더웨어’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1월 영국 본사 젠나(Zennar Ltd)를 인수하고 본격 시장을 공략했다. 에이유브랜즈는 기존 기능성 레인부츠 브랜드였던 락피쉬를 락피쉬웨더웨어로 리브랜딩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에이유브랜즈는 20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는 1만4000~1만6000원이다. 공모 규모는 280억~320억원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1982억~2266억원으로 예상된다. 수요예측은 오는 19일까지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진행되며, 일반 청약은 오는 25~26일 양일간 진행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에이유브랜즈의 주주 명부는 에이유커머스(66.9%)와 무신사 동반성장펀드 합자조합(22.5%), 김지훈 대표이사(5.4%)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에이유브랜즈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 294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3억원이다. 같은 기간 에이유브랜즈는 영업이익률 26.5%를 기록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했다.

에이유브랜즈 IPO 개요. / 표=김은실 디자이너
에이유브랜즈 IPO 개요. / 표=김은실 디자이너

자체 판매 채널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에이유브랜즈의 직영매장과 자사몰 매출 비중은 24.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자체 채널 비중은 52.2%로 크게 늘었다. 또 브랜드 인지도 확산에 따라 지난 2023년 락피쉬웨더웨어는 무신사와 29CM에서 베스트 상품 랭킹 1위에 등극했다.

김지훈 에이유브랜즈 대표는 “소비자들 소비 행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패션 소비 행태에도 변화가 있었다”면서 “기존 걸치고 입던 의류가 아닌 내가 갖고 있는 소품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MZ세대들은 단순 비싼게 아닌 희소성 있는 한정판 굿즈에 열광한다”고 말했다.

그는 “락피쉬웨더웨어를 패션 브랜드가 아닌 ‘계절의 소품가게’라고 여겼고, 매 계절마다 새롭게 계절을 보여줄 수 있는 상품들을 선보이는 작업을 이어왔다”면서 “앞으로도 비주류에 대한 희소성이 유망할 것이며, 백화점과 유통 체인들뿐 아니여도 입소문을 통해 브랜드가 아시아 권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에이유브랜즈는 크게 ▲사계절 사업구조 완성(2022~2024년) ▲글로벌 파트너십 네트워크 출범(2025~2026년) ▲글로벌 브랜드 하우스 구축(2026~2027년) 등 세 가지 기업 비전을 실행 중이다. 현재 에이유브랜즈는 봄·가을 시즌엔 메리제인과 스니커즈, 여름엔 레인부츠·슬리퍼·샌들, 겨울엔 겨울화·방한용품 등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통상 패션 기업의 경우 특정 계절에만 매출이 발생해 낮은 수익성 구조를 띄지만, 에이유브랜즈는 사계절 매출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효율적으로 재고관리해 파트너십 구축이 용이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락피쉬웨더웨어 제품들. / 사진=한다원 기자
락피쉬웨더웨어 제품들. / 사진=한다원 기자
락피쉬웨더웨어 제품들. / 사진=한다원 기자
락피쉬웨더웨어 제품들. / 사진=한다원 기자

남송현 에이유브랜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겨울옷에 특화된 브랜드가 여름 제품을 만들면 시장에 설득하기 어렵듯 계절성을 띄는 브랜드는 카테고리를 확장하기 쉽지 않아 수익성이 낮고 생산 수량을 예측하기도 어렵다”면서 “에이유브랜즈는 매장을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고 자체 기획을 통해 트렌드에 맞춰 생산 조절이 가능해 최신 제품을 파트너사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더 많은 브랜드를 인수하고 리빌딩해 출시할 계획”이라며 “특히 올해부터 내년은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외 진출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유브랜즈의 핵심 성장 전략은 글로벌 시장 확대다. 에이유브랜즈는 공모 자금을 글로벌 시장 확대에 활용할 예정이다. 락피쉬웨더웨어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기존 웨더웨어 제품군을 강화하는 동시에 의류와 잡화 등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또 에이유브랜즈는 현재 6개국 유통사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사업 제안을 인바운드로 전달받았으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홀세일 및 JV(합작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이유브랜즈는 신세계그룹 출신의 최재혁 디렉터를 영입했다. 최 디렉터는 신세계그룹에서 오랜 기간 바이어로 활약했으며, 당시 시장의 흐름 캐치는 물론 시대를 앞선 시각과 사고로 유통 변신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재혁 디렉터는 에이유브랜즈에 합류한 이후 해외 진출에 힘쓰고 있다. 그는 “한남동과 성수 락피쉬웨더웨어의 플래그십이 핫플이 되면서 외국인들이 줄을 서고, 패션위크 기간 해외 관계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을 확인하며 해외 진출에 관심을 뒀다”면서 “해외 수요를 확인하고자 일본, 중국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오픈런을 빚을 정도로 인기였다”고 말했다.

최 디렉터는 “패션산업은 일단 상품이 좋고 마케팅, 브랜드력이 강해야 한다”면서 “아시아에선 주목받는 패션 기업이 거의 없지만, 락피쉬웨더웨어의 경우 수십군데에서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발렌시아가, 디올도 1980~1990년대만 해도 이름만 있던 브랜드였으나 ‘리바이털라이징’을 통해 저평가됐던 브랜드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라며 “락피쉬웨더웨어는 아시아 패션을 이끌 유일한 회사라고 본다. 앞으로도 좋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회사들과 브랜드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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