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내달 5공장 완공
글로벌 고객사 확보, 해외 거점 강화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황제주에 안착과 동시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는 ESG 경영에 힘을 주고, 5공장 가동에 따른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배당 실시 여부를 검토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추이./ 표=정승아 디자이너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추이./ 표=정승아 디자이너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5473억원, 영업이익 1조32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4조 클럽에 진입했다. 글로벌 빅파마 17개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연간 누적 수주액은 5조원을 돌파했다.

◇ 글로벌 상위 20위~40위 고객사 공략

내달부터는 5공장 가동에 따른 생산력 확장이 기대된다. 5공장 생산 규모는 18만리터(L)다. 5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생산 능력은 78만4000L로 늘어난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6공장 증설도 추진 중이다. 6공장 생산 능력은 5공장과 마찬가지로 18만리터다. 완공 시 총 생산능력은 96만 4000L까지 늘어난다.

이처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설비 확장은 최신식 생산시설을 내세워 글로벌 수주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연결기준 영업실적 전망치로 매출 5조5705억원을 제시했다. 현재 1~3공장은 풀캐파로 돌아가고 있다. 4공장은 점진적으로 가동률을 높여가고 있는 램프업(Ramp-up) 단계에 있어, 내달 가동을 시작하는 5공장 생산 물량을 합하면 글로벌 제약사와 선수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상위 20~40위권 제약사 위주로 수주를 공략할 방침이다. 20~40위권 제약사는 주로 일본계 제약바이오 기업이 포진해 있다. 따라서 일본 세일즈를 강화하기 위해 삼성그룹이 운영 중인 도쿄 일본 본사에 세일즈 오피스를 설치하고 현지 제약사와 파트너 협력을 모색할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램프업 단계인 4공장, 내달부터 가동을 시작하는 5공장으로 수주 고객사를 더 확보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췄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ADC(항체약물접합체)와 세포치료제 등 생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전용 시설을 일부 완공하는 등 신규 수주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 올해부터 배당 정책, ESG 경영 고삐

지난해 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익잉여금은 5조866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59%, 차입금 비율은 12.3%로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풍부한 현금 능력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주 배당 여력도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여지껏 배당을 진행한 적이 없다. 재원 활용에 있어, 설비 투자와 사세 확장을 최우선으로 뒀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부터 잉여현금흐름(FCF)의 10% 내외에서 현금 배당 시행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배당 시행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장 증설 등 설비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차입금 부담은 되레 줄어들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위 관계자들도 올해부터 배당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배당 시행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도 주목된다. 최근 ESG 관리에 고삐를 죄기 위해 위해 정관 개정을 추진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1년부터 ESG위원회를 설치해 ESG 보고서를 발간해왔다. ESG 위원회가 신설된 후 정관에 반영돼 있지 않아, 정관 최신화 작업에 착수하게 됐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SCI가 시행한 ESG 평가에서 ‘BB’ 등급을 받았다. MSCI는 ESG 평가 기업에 대해 총 7개 등급(AAA·AA·A·BBB·BB·B·CCC)으로 나눈다. BB는 다섯 번째로 낮은 단계로 하위 15%에 해당된다. 일각에서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15일 정기 주총에서 “ESG 경쟁력 역시 글로벌 기업이 파트너사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라며 ESG 경영 관리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풀어야 할 대외적인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의약품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관세 대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계약 물량 상당 부분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고관세가 부과될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정부가 구체적인 관세 계획을 내놓지는 않은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아직 관세 정책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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