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보금자리론 판매금액 1조933억원···전월比 12.1%↓
보금자리론 잔액 작년 10월 이후 3개월째 감소세
3%대로 떨어진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보금자리론 금리 매력 약화

보금자리론 잔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보금자리론 잔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정책성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판매실적이 뒷걸음질 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주금공에 따르면 지난 1월 보금자리론 판매금액은 1조934억원으로 전월(1조2437억원) 대비 12.1% 감소했다.

판매금액이 줄어들면서 잔액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1월 기준 보금자리론 잔액은 113조234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113조8671억원에서 6325억원 줄었다. 보금자리론 잔액은 지난해 10월 115조1890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최근 은행권 전반의 주담대 잔액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5년 2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4조3000억원 늘었다. 그중 주택담보대출이 5조원 증가하며 전월(3조2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기타대출은 6000억원 줄었지만 주담대가 크게 늘어나며 가계대출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특히 은행 자체 주담대는 2월에 6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보금자리론은 6000억원 감소했다.

주담대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보금자리론 잔액이 줄어든 이유는 주요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가 내려가면서 4%대 고정금리로 판매된 보금자리론의 금리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금공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보금자리론의 적용금리는 4.05~4.35%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금융채 5년물 기준)금리는 최저 3%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보금자리론의 고정금리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금리 상승기에도 낮은 대출금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됨에 따라 상황이 달라졌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및 코픽스(COFIX)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대출금리 인하 유인이 커졌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으로 최근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 인하에 줄줄이 동참함에 따라 자체 주담대 상품의 금리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차주 입장에서는 4%대 금리의 보금자리론보다 더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일반 주담대 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에 수요가 몰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금리 인하기에는 통상적으로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향후 금리가 추가로 떨어지면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보금자리론에 대한 선호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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