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초과 배당에도 사회공헌·서민금융 외면

씨티은행. / 이미지=연합뉴스
씨티은행. / 이미지=연합뉴스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국내에서 거둔 수익을 대규모 배당으로 해외 본사에 송금한 외국계 은행들이 국부 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최근 총 7880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해 해외 본사에 보냈으며 이에 반해 사회 공헌과 서민 금융 지원에는 미온적인 태도란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2320억원의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 3311억원의 약 70%에 해당한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지난해 10월 중간배당 4000억원에 이어 지난달 1559억원을 추가로 의결해 총 5560억원을 배당했다.

두 은행은 최근 몇년간 배당 성향을 급격히 높이며 배당금을 대폭 늘렸다. SC제일은행의 배당은 지난 2020년 490억원에서 2023년 2500억원으로 급증했으며 배당성향도 19%에서 70%까지 올랐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 줄었음에도 배당액은 56% 증가했다. 

한국씨티은행도 2020년 465억원에서 작년 5560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순이익 3119보다 많은 178%를 배당하며 사실상 본사로 자금을 대거 송금한 셈이다.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씨티그룹이 99.98% 지분을 갖고 있다. 두 은행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은 대부분 해외 본사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이들 은행이 거둬들인 막대한 이익을 해외로 뺴돌리면서도 국내 사회공헌과 서민 금융지원에는 소극적이다.

은행연합회 ‘2023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사회공헌비는 162억원으로 당해 순이익 4233억원의 3.84%에 불과하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227억원(6.7%)을 사회공헌에 사용했는데 이는 5대 은행(7.58~10.48%)은 물론 지방은행(9.24~12.94%)보다 낮은 수준이다.

실제 지출된 사회공헌비 규모도 부산은행(549억원), 대구은행(357억원), 경남은행(333억원), 광주은행(257억원) 등 지방은행에 비해 적었다. 순이익 비중은 국내 주요 은행과 대비 절반 수준이다.

서민 금융 지원도 최저 수준이다. SC제일은행의 사회책임 금융 공급액은 853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21년 소비자금융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사실상 서민 금융지원이 전무하다. 

두 은행은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배당을 결정했단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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