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신용대출 평균금리 5.01%···시중은행보다 높아
주담대 금리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
시중은행, 가산금리 하향 조정에도···인뱅은 ‘요지부동’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영업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금리 이점을 내세웠던 인터넷은행들의 금리 경쟁력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에서 취급한 서민금융 제외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0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평균금리가 4.92%인 것과 비교하면 0.0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의 금리 경쟁력이 약화됐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정형(금융채 5년물 기준) 금리는 연 3.694%~6.059%,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는 3.77~5.95%로 집계됐다.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3.53~5.22%에 분포했다.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상·하단이 모두 시중은행보다 높은 셈이다.
인터넷은행들은 가계대출의 가산금리 인하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연이어 가산금리 하향 조정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26일 우리은행이 주요 대출 상품의 가산금리 인하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지난 10일에는 하나은행이 대면 주담대 상품의 가산금리를 0.15%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도 오는 14일부터 주담대 상품의 가산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점포를 운영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은행들과 달리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 이런 비용효율화 덕에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 경쟁력 측면에서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최근 인터넷은행의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게 나타나자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의 포용금융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신용대출의 경우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중 인터넷은행 3사가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의 평균 신용점수(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는 927.7점으로 4대 은행(924.2점)보다 높았다.
비용효율화 강점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행들의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은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용금융을 위해서는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해 고객의 대출 접근성을 높여야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릴 경우 대출 수요가 몰릴 우려가 크다. 또한 연체율 관리 필요성이 지속되고 있어 대출 취급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객 접근성과 포용금융 측면을 고려하면 대출금리를 인하해야 하지만 금리 인하가 대출 수요를 부추겨 가계대출 잔액이 급증할 우려가 있다”며 “과거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 개시 당시에 인터넷은행들이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를 제공하며 적극적인 영업에 나섰지만 대환 수요가 인터넷은행에 집중되자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잔액 급증을 피하고 싶기 때문에 금리를 섣불리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