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체코 원전 건설사업, 계약 체결 임박
중동·아시아 프로젝트 수주 가시화
정원주 회장 세일즈 효과 톡톡

대우건설이 추진 중인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사진)의 해외사업 확대 전략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그래픽=시사저널e
대우건설이 추진 중인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사진)의 해외사업 확대 전략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그래픽=시사저널e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실적에 ‘파란불’이 켜졌다. 체코 원전 계약이 임박한 데 이어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추가 수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대우건설이 해외수주를 통해 실적 ‘퀀텀점프’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체코 원전 프로젝트 이달 본계약···‘시공 주간사’ 대우건설, 수조원 수주 기대감

11일 업계에 따르면 팀코리아(한수원·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한전기술·한국원자력연료·한전KPS)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위한 최종사업자 선정을 두고 발주처인 체코전력공사(CEZ)와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본계약이 체결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은 체코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1000메가와트(MW)급 원전 최대 4기를 추가로 짓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만 24조원 규모로 2029년 공사를 시작해 2036년부터 상업 운전하는 게 목표다. 앞서 팀코리아는 지난해 7월 이번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 사진=한국수력원자력

대우건설은 시공 주간사를 맡았다. 토목·건축 공사 전반을 수행하고 원자로 및 주요 시설 시공을 맡는 등 원전 건설 공사를 총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르면 올해 말 현지에서 시공 준비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공사 금액은 미정이다. 사업비가 20조원이 넘는 만큼 대우건설은 수조원 규모 시공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크다.

◇이라크·투르크메니스탄 수주 가시화···베트남 신도시 개발 본격화

체코 원전 외에도 대우건설은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앞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공장’ 프로젝트가 올해 본계약 체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는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슈하바트 동쪽으로 약 450㎞ 떨어져 있는 투르크 제2의 도시 투르크메나밧에 연산 35만톤 인산비료와 생산설비 등을 건설하는 공사다.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0월 프로젝트 낙찰자로 선정됐다. 신규 시장인 투르크메니스탄에 본격 진출하며 중앙아시아 지역에 첫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라크 해군기지 건설 프로젝트도 주요 인프라 사업 중 하나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라크 알포(Al Faw) 신항만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1조8000억원 규모다. 이라크의 국가 안보·해양 방어 역량을 강화하는 핵심 사업으로 대우건설이 중동 내 입지를 더욱 넓힐 수 있는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이라크 항만공사(GCPI)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연내 수주가 목표다.

리비아 인프라 복구 사업(9000억원)도 올해 수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나이지리아 인도라마 메탄올 플랜트, 파푸아뉴기니 액화천연가스(LNG) 처리 시설, 모잠비크 LNG 플랜트 등 해외 플랜트 수주도 추진 중이다.

끼엔장 신도시 조감도 / 사진=대우건설
끼엔장 신도시 조감도 / 사진=대우건설

베트남에선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또 다른 신도시 개발에 나선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북부 타이빈성에서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끼엔장 신도시는 타이빈성 타이빈시 일대 96만3000㎡에 주거, 상업, 아파트, 사회주택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오는 2025년부터 2035년까지 10년에 걸쳐 3억9000만 달러 규모 투자가 이뤄진다. 대우건설은 전체 사업 지분 중 51%를 가지고 사업을 주간할 예정이다. 타이빈성은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해안도시다. 2018년 경제특구로 지정되며 신흥 산업도시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으며 가장 빠른 속도로 산업화를 이뤄가고 있다.

◇정원주 회장, 해외수주 확대 분주···올해 수주 목표 공격적으로 설정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성과가 가시화된 배경엔 정원주 회장의 적극적인 해외 세일즈 전략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해외에 답이 있다”며 해외사업을 강조해 왔다. 미국, 캐나다, 체코, 투르크메니스탄, 오만, 나이지리아 등 주요 발주국을 직접 방문해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다.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적 비전과 전략으로 해외 수주 모멘텀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신규 수주 목표액을 14조2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신규 수주액 9조9128억원 대비 43.2% 증가한 수치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애초 계획(11조5000억원) 대비 86.2%의 달성률을 보였다. 국내(9조3010억원)는 110.1%로 초과 달성했지만 해외(6118억원)는 20.1%에 머물렀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해외 프로젝트들의 계약이 지연된 영향이다. 올해부터 이들 지연된 계약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수주 목표를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우건설이 체코 원전을 필두로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며 “성공한다면 올해 실적 개선은 물론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체코 원전은 단순한 수주를 넘어 유럽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상징적인 프로젝트다”며 “중동·아프리카 위주였던 해외 시장이 유럽까지 확장되고 플랜트·인프라·도시개발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는 건 대우건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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