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7억 적자에 주당 보통주 1원·우선주 6원 결산 배당
전우종·정준호 대표 모두 연임···주주총회 결과에 주목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SK증권 주주총회를 앞두고 SK증권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K증권은 지난해 7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는데 전우종, 정준호 각자대표 모두 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보통주 1주당 1원, 우선주는 주당 6원을 배당하겠다는 SK증권의 배당정책도 논란이다. SK증권의 1원 배당 결정을 놓고 무배당시 우선주의 의결권 부활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배당금을 책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 SK증권 소액주주들이 아쉬워하는 이유는?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오는 27일 오전 9시 여의도 SK증권 빌딩 6층 강당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앞서 SK증권은 지난 5일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통해 전우종·정준호 현 각자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이어 SK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도 두 대표를 CEO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SK증권은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두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이사회에서 두 대표의 연임이 확정된다.
전우종 대표는 2022년 12월 김신 전 대표의 파트너로서 각자대표에 선임되었고 지난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 연임하면 2연임이다. 정준호 대표는 지난해 초 김신 전 대표의 후임으로 추가 선임되었다.
SK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7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SK증권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1년에는 414억원에 달했으나 2022년에는 86억원, 2023년에는 32억원 등 매년 후퇴하는 추세였다.
SK증권 소액주주들은 실적 악화에도 전우종·정준호 각자대표의 연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SK증권의 '1원' 배당도 소액주주들이 화를 내는 이유가 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 5일 보통주 1주당 1원, 우선주 1주당 6원 배당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선주 배당금 2347만5084원을 포함, 총 배당금은 4억3700만원 가량이다. 배당기준일은 3월 31일이고 배당금은 4월 15일 지급될 예정이다.
◇ 주주총회 변수되나
정기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벼르는 소액주주들이 급증하고 있기에 주주총회에서 전우종·정준호 각자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통과 여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SK증권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인 J&W파트너스가 설립한 제이앤더블유비아이지유한회사로 SK증권 보통주 9260만9439주를 가지고 있다.
당초 SK증권은 SK그룹의 계열사였는데 지난 2015년 8월 SK증권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던 SK C&C와 SK그룹 지주사인 SK가 합병하면서 SK증권이 매물로 나왔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금융지주 외 지주사는 금융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지난 2018년 7월 보유하고 있던 주식 10%를 J&W파트너스에 매각했고 이후 현재 지분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제이앤더블유비아이지유한회사의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19.6%다. 하지만 SK증권 자사주 5868만3968주를 제외하면 실질 의결권은 22.37%로 약간 높아진다.
만약 SK증권이 실적 악화에 따라 이번에 무배당을 결정했다면 이번 주주총회에서 제이앤더블유비아이지유한회사의 실질 의결권은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었다.
SK증권은 우선주가 391만2514주 상장되어 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을 더 주거나 회사가 도산했을 때 잔여재산을 먼저 분배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을 얹어주는 주식이다.
SK증권은 정관에 우선주는 보통주 액면배당률에 1%p를 추가로 배당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SK증권 주식액면가는 500원이고 보통주 1주당 1원을 배당하기에 우선주는 그보다 5원(액면가의 1%)이 더 많은 6원을 배당하게 된 것이다.
SK증권을 포함한 대부분의 증권사는 정관에 우선주에 배당을 하지 않을 경우 의결권을 부활시키는 조항을 넣고 있다. 하지만 SK증권이 이번에 우선주에 대해 주당 6원을 배당하면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도 사라지게 됐다.
SK증권 우선주의 의결권이 부활했다면 제이앤더블유비아이지유한회사의 실질의결권은 22.37%에서 22.16%로 낮아질 수 있다.
SK증권은 최대주주와 자사주, 우리사주(0.76%)를 제외한 나머지는 소액주주들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기에 적대적 M&A에 취약하고 소액주주들이 결집할 경우 주주총회 안건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SK증권은 보통주 주당 1원, 우선주 주당 6원이라는 최소한의 배당으로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희석되는 것을 다소나마 막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