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카드사 연체율 일제히 악화
카드론 증가에 부실 대출 늘어
고금리 장기화에 차주 상환능력 저하

주요 카드사 연체율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주요 카드사 연체율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주요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해 카드론을 중심으로 대출성 자산이 증가함과 더불어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약화되면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한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의 연체율 평균은 1.3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26%) 대비 0.12%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삼성카드를 제외한 5개 카드사 모두 연체율이 1년 새 악화했다. 그간 연체율 0%대를 유지했던 현대카드도 전년 대비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말 1.08%를 기록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연체율이 2%에 육박하기도 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하나카드의 연체율이 1.87%로 전년 말 대비 0.2%포인트 상승하며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뒤이어 신한카드가 1.51%로 전년 말(1.45%)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카드는 1.44%로 전년 말(1.22%) 대비 0.22%포인트 악화했다.

지난해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대출 수요가 카드사에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그 결과 카드론 잔액이 급증했고 카드론 잔액과 함께 연체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 지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의 지난 1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7309억원으로 전년 동기(39조2121억원) 대비 9.0%(3조5188억원) 증가했다. 기존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말(42조5453억원)보다 약 1850억원 더 많은 액수로 또 한 번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카드론 증가율이 높은 카드사의 경우 연체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이 3조9637억원으로 2023년 말(3조3335억원)보다 1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평균 증가율이 10.9%인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높은 수준이다. 우리카드의 연체율 증가 폭은 0.22%포인트로 주요 카드사 평균 연체율 증가 폭(0.12%포인트) 대비 상승세가 가팔랐다.

아울러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늘어난 점도 카드사 연체율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7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4.52%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1년 말(13.87%)과 비교하면 0.6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로 지난해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카드론을 찾는 차주들이 늘었고 그 결과 카드론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증가세를 지속했다”며 “또한 경기 악화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늘어나면서 연체율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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