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내 첫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개장
메인마켓보다 애프터마켓 거래량, 거래대금 많아
거래 종목 수 늘어나는 이달 말이 진정한 시험대 평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첫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가 개장 첫날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특히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애프터마켓에서 메인마켓을 뛰어넘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나왔다. 다만 거래 종목 수가 적었다는 점에서 진정한 시험대는 거래 종목 수가 대폭 늘어나는 이달 말이 될 것이란 평가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 개장 첫날인 전날 메인마켓(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20분)에서 거래된 10개 종목의 거래량은 21만3983주, 거래대금은 88억3244만원으로 집계됐다. 애프터마켓에서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22만758주, 113억6261만원으로 메인마켓을 뛰어넘었다. 

아직 애프터마켓에 익숙지 않은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모습이다. 일반적인 직장인이 퇴근한 이후인 저녁 시간(6시 34분~20시 기준)만 떼어놓고 보면 거래량은 4만7564주로 이날 전체 거래량인 43만4890주의 10.9%를 차지했다. 퇴근 후 주식 거래에 대한 수요가 일부 확인된 셈이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소 경쟁을 통해 투자자 편의를 높이고자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진 대체거래소다. 대체거래소는 상장주권 및 증권예탁증권(DR)의 매매·중개·주선·대리업무를 하는 다자간 매매체결회사를 말한다. 넥스트레이드는 2023년 7월 투자중개업 예비인가, 이달 5일 본인가를 받고 전날 본격 개장했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공통으로 운영하는 정규 거래시간 전후로 ‘프리(Pre)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애프터(After)마켓’(오후 3시 30분~20시)을 추가 운영한다.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거래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호가 유형이 많아지고 거래 수수료도 거래소에 비해 낮다.

전날 대체거래소에서 거래된 종목은 코스피 기업인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S-Oil 등 5곳과 코스닥 상장사로는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YG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 5곳이다. 

이들 종목은 한국거래소 같이 운용되는 메인마켓에서 다른 시장가가 형성되기도 했다. 예컨대 코오롱인더의 한국거래소 시세는 3만4050원, 넥스트레이드 시세는 3만4000원에 표시되는 식이다. 이는 특정 거래소를 지정해 거래하지 않는 이상 증권사의 ‘최선집행의무’에 따른 ‘주문배분시스템’(SOR)으로 투자자에게 유리한 호가에서 체결된다.

이들 종목 중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YG엔터였다. 이 종목은 이날 넥스트레이드에서 23만5415주(정규장+애프터마켓)가 거래돼 10개 종목 중 가장 활발히 거래됐다. 거래대금도 155억2782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YG엔터는 한국거래소 대비 거래량 비중이 가장 컸는데 넥스트레이드에서의 거래량은 한국거래소 대비 46.76%에 달했다.

다만 넥스트레이드의 진정한 시험대는 이달 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거래 종목이 10종목으로 제한돼 있다 보니 거래 시스템의 안정성이나 투자자 수요를 확인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오는 31일부터 800개 종목으로 범위를 넓혀 거래에 나선다.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센터빌딩에서 열린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개장식에서 주요 내빈들이 개장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센터빌딩에서 열린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개장식에서 주요 내빈들이 개장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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