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의사록 소화로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
관세전쟁 부담도 여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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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주(17~23일) 다시 하락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는 우려와 달리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면서 비트코인 시세도 회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가 대규모 해킹을 당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급락했다. 

2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5분 비트코인은 9만6603달러(약 1억3896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06% 내렸다. 지난주말 9만7600달러선에서 거래되던 이번주 비트코인은 지난 19일 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크게 내려가면서 19일 오전 9만300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다시 반등해 21일 오후 9만9000달러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내 급락해 현재 9만6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비트코인이 크게 하락한 이유는 그간 연방준비제도가 매파적 메시지를 연이어 냈기 때문이다. 이에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공개된 의사록엔 예상대로 FOMC 위원들은 통화정책에 대해 매파적 분위기를 시사했지만, 양적긴축 속도 조절 필요성에 대한 언급도 포함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지속 가능하게 낮아지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며 “양적긴축을 일시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크게 올랐다. 

그러나 주말에 바이비트가 대규모 해킹 피해를 입었단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 시세는 다시 고꾸라졌다. 벤 저우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 “해커가 바이비트의 오프라인 이더리움 지갑 중 하나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피해액은 14억 6000만 달러(약 2조 1000억 원)에 달했다. 

이번 사건은 역대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해킹으로 꼽힌다. 지난 2014년 마운트곡스(4억 7000만 달러)와 2021년 폴리 네트워크(6억 1100만 달러) 사건을 넘어선 피해 액수다. 2018년 설립된 바이비트는 일일 평균 거래량이 360억 달러(약 51조 7860억 원) 이상인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하나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바이비트는 해킹 이전 약 162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도난당한 이더리움은 총자산의 약 9%을 차지한다.

해킹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바이비트의 조사를 돕고 있는 블록체인 보안 기업 파이어블록스은 "이번 해킹은 지난해 발생한 인도 가상화폐 거래소 와지르X와 대출 프로토콜 라디언트 캐피털에 대한 공격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건 모두 북한 소행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해커들은 와지르X에서 2억3490만 달러, 라디언트 캐피탈에서는 5000만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을 해킹한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더불어 여전히 ‘관세 전쟁’에 대한 부담도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달 초 우방국인 캐나다, 멕시코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우려는 커졌다. 미국의 관세 부과 확대로 인해 글로벌 무역 전쟁이 벌어지면 경제 성장을 떨어뜨리고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최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알루미늄,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오는 4월 2일 자동차에도 25%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료=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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