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작년 4분기 말 디폴트옵션 적립금 7조7330억원
전년 대비 3배 이상 ‘쑥’···신한은행 제치고 1위 올라서
연간 수익률 평균 11.61%···5대 은행 중 가장 높아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KB국민은행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영제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기반으로 고객 유치에 성공하면서 기존 적립금 규모 1위인 신한은행을 제치고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액은 26조36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8조5366억원) 대비 208.8% 급증한 규모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7월 12일부터 시행한 제도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IRP) 퇴직연금 가입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해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 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선정·운용하는 방식이다.
5대 은행 중 적립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KB국민은행이었다. 작년 4분기 말 KB국민은행의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7조7330억원으로 2023년 4분기 말(2조4064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가 시행된 2023년 7월 이후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는 신한은행의 적립금액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간 격차가 점차 좁혀지더니 지난해 2분기 말에는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제치고 처음으로 적립금 1위를 차지했다.
이후에도 국민은행의 적립금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말 국민은행은 신한은행(7조1156억원)과 적립금 차이를 6174억원까지 벌렸다.
국민은행의 적립금 성장 배경에는 높은 수익률이 자리 잡고 있다. 작년 4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의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10개 상품의 1년 기준 수익률은 평균 11.61%로 집계됐다. 이는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KB국민은행의 ‘고위험 포트폴리오1’ 상품은 연간 수익률이 24.90%로 5대 은행의 디폴트옵션 상품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글로벌 증시가 하락할 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디폴트옵션 고위험 포트폴리오는 환노출 펀드를 위주로, 안전자산 비중이 높은 저위험 포트폴리오는 환헤지 펀드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작년 한 해 동안 고위험 포트폴리오 상품의 경우 은행권 내에서 전 금융권에서도 손꼽히는 수익률을 내면서 가입 금액이 덩달아 증가한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노후 설계에 도움이 되도록 다양한 연금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