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금융·삼성증권, 미래·NH증권 주가 상승세 넘어
1위와 4위 시총 차이 5700억원···주가 급등 시 단번에 추월
올해 실적 기대감 및 주주환원 정책 등이 관건 평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시가총액 순위에도 변동이 발생할지 주목된다. 특히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등 상위 4개 증권사의 시가총액 격차가 촘촘해진 상황으로, 실적 기대감이나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점쳐진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업황 회복과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충당금 부담 완화로 지난해 호실적을 발표했다. 증시에 상장된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NH투자·삼성증권과 한국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총 3조5184억원으로, 이는 전년 2조1643억원 대비 62% 급증한 것이다.

국내 증권업계를 이끄는 증권사들이 실적 회복세를 보이면서 증시에서의 순위 다툼에도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종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올 들어 주춤한 사이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이 이들의 뒤를 쫓으며 추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올 들어 이달 14일까지 주가가 각각 5.6%, 5.7%가량 상승하는데 그쳤다. 미래에셋증권은 시가총액이 4조9517억원을 기록해 1위를 유지했고 NH투자증권은 4조8273억원으로 2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시가총액도 불과 1244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순위가 뒤바뀔 여지가 남아 있다.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의 경우 이들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시가총액 격차를 줄였다.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의 주가는 올 들어 각각 12.18%, 11.8%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4조4636억원, 4조3807억원으로 집계됐다. 1위 미래에셋증권과 4위 삼성증권의 시가총액 차이는 5700억원 수준이다.

표=김은실 디자이너.
표=김은실 디자이너.

증권사마다 실적 증대 요인과 주주가치 제고책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들의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평가다. 증권사들의 발목을 잡았던 부동산 리스크가 감소하고 증권업황이 회복되는 국면에서 실적 차별화가 나올 수 있고, 이와 맞물린 주주환원 정책 역시 투심을 움직일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이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금리의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지난 12일 보고서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의 수익 변동성 요인으로 해외부동산과 이자비용을 꼽았다. 그러면서 해외부동산 감액 손실 부담이 완화되고 있고 이자 부담도 줄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올해 당기 순이익이 1조원 이상 나올 것으로 봤다.

NH투자증권은 주주환원이 향후 주가 움직임의 관건으로 꼽혔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월 말~3월 중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 배당 및 자사주 규모 확인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SK증권은 향후 자본 배분에 있어 주주환원과 성장 간 자본 배분의 균형이 관건이라며 올해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공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금융지주는 자본 효율성과 이익 증가세가 유지되는지, 자산 건전성 부담의 추가 축소 여부가 투심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분류됐다. 신한투자증권은 경쟁사 대비 낮은 주주환원율은 아쉽지만 높은 자본 효율성과 이익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다면 주가 디스카운트가 불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대체투자 시장 회복 시 충당금 환입 및 평가손익 인식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의 경우 실적 안정성과 주주가치 제고책 발표 등이 투자 포인트로 꼽혔다. 키움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증권은 업종 내 최고 수준의 실적 회복탄력성을 보였다며 향후에도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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