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설명회 북적여도 실제 경쟁입찰 성사되는 사업장 많지 않아
이달 말 입찰 마감하는 방배15구역 경쟁입찰 성립될지 관심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대형건설사들의 정비사업 경쟁입찰 몸사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입찰했다가 시공사로 선정되지 못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난 매몰 비용이 부담스러워서다. 조 단위의 일감이 나와도 사업성이 담보되며 사업권 확보 가능성까지 높은 사업장이 아니면 눈길을 거두는 것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입찰마감한 서울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단독으로 참석해 유찰됐다.
당초 입찰마감을 앞두고 진행된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진흥기업 등 다수의 건설사가 참여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이 강한 수주 의지를 내비치는 사업장이다 보니 탈락하면서 설계 등에 사용된 매몰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타 건설사는 현장설명회에 참석하고도 정작 응찰에는 포기했다.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입찰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공사 선정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경쟁입찰로 결정해야 한다. 다만 2회 이상 입찰이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2차 입찰에서도 유찰이 반복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수의계약을 맺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강변을 길게 접하고 있어 입지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인근 신반포2차도 현장설명회에는 10곳의 건설사가 참여했지만 두 차례의 입찰에서 현대건설의 단독 참여로 모두 유찰된 바 있다. 결국 시공권은 수의계약으로 현대건설에게 넘겨졌다.
이달 말 방배15구역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마감되지만 이 사업장 역시 비슷한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배동 일대는 단독주택과 빌라로 구성된 지역인 5·6·7·13·14·15구역의 6개, 아파트 재건축 단지 방배 삼익·신동아·삼호(1·2차, 10·11동), 신삼호(삼호4차) 4개 단지 등 총 10여개 사업장이 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재건축 완료 후에는 총 1만3058가구에 달하는 새 아파트로 구성된 미니신도시가 예고되면서 건설업계의 시공권 확보를 위한 관심도 높고 잠재된 수요층도 많다.
다만 방배15구역은 책임준공확약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시공사의 해당 사업장 입찰 참여로 이어질진 미지수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공권 경쟁이 벌어지면 홍보비 등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사업권을 따내지 못하면 고스란히 매몰 비용이 되는데, 시공 마진이 줄면서 지출이 부담스러워 무리하게 경쟁하지 않는 경향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