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쥬란發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유럽 진출 임박? 손지훈 전 휴젤 대표 영입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파마리서치가 스킨부스터 ‘리쥬란’을 내세워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률도 매년 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수익성까지 강화됐다. 올해는 유럽 진출을 통한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더 큰 시장에서 리쥬란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파마리서치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6%에 달한다. 대표 품목인 스킨부스터 리쥬란을 필두로 연내 유럽 시장을,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적극적인 신시장 개척으로 리쥬란 해외 경쟁력을 확대해 기업의 성장 발판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파마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497억원, 영업이익은 125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대비 34%와 36.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7% 증가한 1026억원, 영업이익은 64.8% 늘어난 336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33.83%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6%로 뛰었다. 외형뿐만 아니라 수익성까지 강화된 것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스킨부스터 리쥬란이 이끌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리쥬란 매출은 1600억원을 상회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리쥬란은 파마리서치 매출 품목에서 의료기기에 포함된다. 파마리서치의 의료기기 매출 중 리쥬란은 약 7~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파마리서치 전체 매출에서 의료기기 매출 비중은 절반(53.4%)을 넘어섰다.
리쥬란은 연어에서 추출한 DNA로 만든 피부 재생주사다. 2014년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시술되는 스킨부스터는 리쥬란 주사(리쥬란힐러), 쥬베룩, 콜라움, 엑소좀 등이 있다. 이중 리쥬란과 쥬베룩이 가장 대중적으로 시술되고 있다.
이중 리쥬란이 가지는 강점은 안전성이다. 리쥬란은 입자 크기가 작아, 피부 속 진피층에 직접 주사 했을 때 결절 발생 등의 부작용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국내 피부미용의원 원장 A씨는 “시판되는 스킨부스터 중 리쥬란은 환자 진피층에 손 주사하기 가장 적합한 약물로 인식되고 있다”며 “환자마다 노화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의사가 손 주사로 섬세하게 주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맞춤형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리쥬란은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중국, 호주, 유럽 국가 일부(우크라이나 등)에 수출되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올해 안으로 유럽 주요국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진출도 모색 중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는 스킨부스터 시장이 이제 막 커지는 개화 단계에 있다. 파마리서치가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이유다. 초기 선두주자로 등극해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리쥬란을 포함한 파마리서치의 의료기기 수출 실적은 우상향하고 있다. 2022년 194억원에서 2023년 41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집계된 의료기기 해외 매출은 365억원으로 집계된다.
해외 진출에 힘을 보태기 위해 최근엔 손지훈 전 휴젤 대표를 영입했다. 손지훈 신임 대표는 휴젤 대표 재직 당시 품목 허가 조건이 까다로운 빅3(미국, 유럽, 중국) 시장에서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 품목 허가를 따내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파마리서치에서도 리쥬란 미국 및 유럽 진출에 따른 성공적인 해외 시장 안착이 주요 임무로 주어질 예정이다.
손 신임 대표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 경영 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에서 제약바이오 경력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동아제약 글로벌 사업부 전무, 박스터 코리아 대표, 동화약품 대표, 휴젤 대표, 제뉴원사이언스 대표 등을 역임했다.
파마리서치의 리쥬란 유럽 진출 시점은 연내로 점쳐진다. 이미 지난해 말 유럽연합(EU)에서 의료기기 상용화를 위한 의료기기 규정(MDR) 인증을 획득했다. 다만 아직 현지 공급을 맡을 파트너사가 정해지지 않아, 구체적인 침투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다.
특히 미국은 전 세계 스킨부스터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시장으로 알려진다. 파마리서치 역시 미국 진출을 염두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준비 중이다. 다만 이는 5~10년에 걸쳐 중장기 전략으로 구상하고 있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리쥬란 유럽 판매는 현지 유통사가 맡되, 점진적으로 내재화할 계획”이라며 “미국 FDA 허가를 위해서는 임상 시험과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 등의 절차로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FDA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고자 내부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