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AI’ 추진 강조한 SKT, AI 수익화 본격화
“단통법 폐지 후에도 시장 과열 제한적일 것”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이 올해 연결기준 매출 목표로 전년 대비 1% 증가한 17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AI 비전, AI컨택센터(AICC)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이 포함된 AIX(AI 전환) 사업에서 전년 대비 30% 이상 매출 성장을 달성하겠단 목표다. 작년 AIX 사업 매출이 1930억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약 2510억원 수준을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AI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영역에선 AI 에이전트 ‘에이닷(A.)’의 연내 유료화 전환으로 ‘돈 버는 AI’ 추진에 속도를 낸다.
12일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 매출은 17조8000억원을 전망한다. 지난해말 진행된 일부 자회사 매각을 제외하고 전년 대비 1%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SK텔레콤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 17조9406억원, 영업이익 1조82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4% 증가했다.
◇ “AI 매출, B2B 영역에서 가시화”
SK텔레콤은 B2B 영역에서 AI 분야 매출이 가시화되고 있고,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CFO는 “AI 매출은 AIX와 AI 데이터센터(DC) 등 B2B 영역에서 먼저 가시화되고 있다. AIX 사업부는 올해도 약 30%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AI DC 사업부 매출은 시장 수요에 기반해서 지금보다 훨씬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두자릿수 성장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중국 AI 모델 ‘딥시크’의 등장에 따른 AI 인프라 수요 증가는 AI DC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이현우 SK텔레콤 AI DC추진본부장은 “딥시크 개발에 투입된 리소스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가성비 AI 모델 등장은 AI DC와 같은 인프라 시장의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본다"며 "서비스 개발 비용이 낮아져 더 많은 기업의 AI 도입이 가속화할 것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AI 인프라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모델은 성능을 지속 개선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학습과 연산을 요구하는 컴퓨팅 파워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AI 인프라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단순히 고용량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전력 수급 등 운영 측면에서 가장 싸고 효율적인 DC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이에 최적화된 인프라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 AI 에이전트 에이닷, 연내 유료화
AI B2C 영역에선 에이닷 사업을 국내와 글로벌 대상, 투트랙으로 나눠 진행한다. 국내에선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연내 유료화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글로벌향 ‘에스터’는 올 상반기 중 미국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김 CFO는 “B2C 영역에서의 BM 마련도 올해 더 구체화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누적 가입자 수 827만명을 확보한 에이닷도 이르면 연내 구독 모델 기반의 유료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SK텔레콤 에이닷사업부 전략본부장은 “에이닷은 다양한 내부 실험을 통해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해 퍼스널 AI 에이전트(PAA)로서 정체성이 확립된 만큼 유료화 기반이 다져진 상황이라고 판단한다”며 “단순 대화나 검색에 그치지 않고 요구하는 태스크를 할 수 있는 정도로 제안하는 실험을 내부적으로 하고 있어 고객 사용성이 좋게 나오는 것을 1차적 목표로 진행 중이다. 구독 상품에 대한 고민 중인데, 현재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결정 이후에도 시장 과열 움직임 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단통법은 오는 7월 약 11년 만에 폐지를 앞두고 있다.
정성용 SK텔레콤 마케팅전략팀장은 “단통법 폐지 결정 이후 일부 성지점 중심 보조금 살포에 대한 언론보도 등이 있었지만, 이는 단말 재고 처리 등을 위한 국지적 현상으로 시장 전반적 사항은 아니었다”며 “현재 시장 상황은 과거 단통법 도입 시기와 많이 다르다. 단말기 출고가가 지속 상승하고 고객의 단말기 교체주기도 길어지면서 전체적인 시장 상황이 안정되고 시장 규모도 작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4분기에도 전체 시장 과열 움직임은 없었다. 이후 경쟁상황은 방송통신위원회 시행령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구체화 될 듯하다”며 “시장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