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동로보틱스 설립해 자율농기계 공략
2029년 1천억대 매출 목표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대동그룹 농업 로봇 개발 계열사 대동로보틱스가 로봇산업 전문가인 여준구 전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원장을 신임 대표로 영입했다. 여 대표는 KIRO 재직 시절부터 로봇 연구개발(R&D) 인력 확보를 강조해온 만큼, 대동로보틱스에서 인재 확보에 집중해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트렉터’ 등 자율 농기계 보급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2029년까지 1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하겠단 계획다.
10일 IT업계에 따르면 대동로보틱스는 이달초 여 전 KIRO 원장을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대동로보틱스는 대동그룹이 지난해 10월말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로, 대동 계열사 대동모빌리티와 KIRO와 합작법인(JV) 형태로 설립됐다.
대동로보틱스는 농업·산업용 전문 서비스 로봇, 이동·운반용 개인 서비스 로봇, 청소·제설 등 특수 임무 등 3개 분야에 걸쳐 지능형 로봇 제품의 사업 기획과 제품 설계, 영업·마케팅, 서비스 등을 담당한다.
설립 초기에는 대동그룹 인사 중심으로 경영진을 구성했다. 초대 대표는 대동에서 20여년간 농기계, 모빌리티, 로봇 개발을 주도한 감병우 상품기획부문장이 맡았고 원유현 대동 대표이사 부회장, 조영창 대동모빌리티 경영전략실장 상무보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감사직도 대동 북미 법인장인 박준식 부사장이 맡았다. 여 대표 선임을 통해 외부 전문가가 경영진에 합류하게 됐다.
1958년생인 여 신임 대표는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하와이주립대 대학원 기계공학과 학과장, 포항공과대 기계공학과 교수, 한국항공대 제5·6대 총장, 산업자원부 차세대로봇기술위원회 자문위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로봇미디어연구소 초대 소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KIRO 제3대 원장을 맡아 올초까지 수십여종의 로봇 제품 상용화 기술 개발에 앞장서 왔다. 포스코 등 대기업과 공동연구센터를 운영하며 철강, 농업, 건설, 국방분야 로봇 및 AI 자율제조 첨단기술 개발도 추진했다.
또 그는 KIRO에서 120여대의 국내외 제조로봇을 포함한 국내 최대 로봇교육시설을 갖춘 로봇직업혁신센터(RoTIC)를 운영하며 연간 1000명 이상의 현장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여 대표 합류로 대동로보틱스는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 및 로봇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채소와 과채류, 과일류 재배에 필요한 농업 로봇을 출시하고 운반·방제·수확·제초·살포 등 작업기 모듈을 부착해 사용하는 다목적 농업 로봇도 사업화하기로 했다.
여 대표는 농업·산업용 전문 서비스 로봇을 넘어, 이동·운반용 개인 서비스 로봇, 청소·제설 등 특수 임무 로봇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동로보틱스는 오는 2029년까지 1000억원대 매출 달성을 목표로 정했다.
대동그룹 관계자는 “농작업을 무인화하는 기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 대동그룹 내부에 로봇 관련 DNA가 없어서 밖에서 찾아야 했는데, 로봇산업의 대가급인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동은 지난해 12월 AI·로보틱스·스마트팜 등 미래산업을 강화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김준식 대동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북미 시장 점유율 10% 달성, 유럽 시장 매출 증대, 소형건설장비(CCE) 신사업 기반 구축, 우크라이나 및 튀르키예 등 신시장 안정화를 등을 주요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