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세종리버파크’ 무순위 청약
시세차익 3억원 이상 ‘로또’ 기대감 반영
무순위 청약 제도 손질 전망에 수요 몰려
이달 12일 당첨자 발표 이어 19일 계약 진행

‘힐스테이트 세종리버파크’ 조감도 /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 세종리버파크’ 조감도 /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시사저널e=시사저널e 기자] 정부의 무순위 청약 자격 강화를 앞두고 세종시 소담동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무순위 청약에 120만명이 신청했다. 높은 시세 차익 기대감과 제도 변경 전 마지막 기회라는 점이 겹치면서 전국의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7일) 진행된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7단지(H4블록) 전용면적 84㎡·105㎡ 무순위 청약(2가구)에 62만8746명이 접수했다. 6일 진행된 같은 단지 8단지(H3블록) 전용 84㎡ 1가구 모집에는 56만8735명이 몰렸다. 이틀 동안 3가구 공급에 119만7481명이 청약을 신청한 셈이다.

경쟁률도 역대급이다. 7단지에선 84㎡ 1가구에 33만7709명, 105㎡ 1가구에는 29만1037명이 청약을 넣었다. 하루 전 진행된 8단지 84㎡ 청약은 56만87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 1가구에 294만4780명이 몰린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2023년 ‘흑석리버파크자이’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46만5000대 1이었다.

시장에서 우려했던 청약홈 마비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청약이 시작된 오전 9시 접속 장애가 있긴 했지만 사이트가 먹통이 될 수준은 아니었다. 부동산원은 로또 청약으로 청약자들이 몰릴 것을 우려해 이 단지 청약을 이틀에 나눠 진행했다. 애초엔 단지 구분 없이 6~7일 한 번에 진행하려고 했다.

사람이 몰린 건 저렴한 분양가와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이번 청약 물량은 2017년 공급 당시 가격으로 책정됐다. 전용 84㎡는 3억200만~3억2100만원, 전용 105㎡는 3억9900만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일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말 기준 6억~7억 원대에 거래됐다. 전용 105㎡는 지난해 12월 8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당첨만 되면 최대 4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무순위 청약 제도가 손질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청약 흥행의 배경이다. 국토교통부는 무순위 청약을 통한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유주택자의 청약을 원천 차단하고 해당 지역 무주택 거주자에게만 기회를 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유주택자와 타지역 거주자에게는 이달 무순위 청약이 마지막 기회였다.

다만 일각에선 시세 차익이 보장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시삭도 존재한다. 세종시는 최근 부동산 거래가 둔화된 지역 중 하나로 실거래량이 극히 적다.

이번에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 7단지·8단지는 670여가구 규모다. 하지만 지난해 세종시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23건에 불과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세 차익이 예상되더라도 실제로 매도할 때 원하는 가격에 팔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무순위 청약 당첨자는 오는 12일 발표되며, 계약은 19일 하루 동안 진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청약 열풍은 시세 차익뿐만 아니라 제도 변경 전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는 수요가 결합된 결과”라며 “향후 무순위 청약에 대한 문턱이 높아지면, 지금과 같은 ‘묻지마 청약’ 열기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