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이어 삼성자산운용도 총보수 인하
해외투자 기본 ETF라는 점에서 중요도 높아 경쟁 치열
차별화 쉽지 않아 수수료 및 마케팅 경쟁 불붙을 듯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미국 대표 지수 ETF(상장지수펀드)를 두고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불이 붙었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시장 지위 굳히기에 나섰고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은 파이 싸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각종 이벤트를 내세울 뿐만 아니라 수수료도 인하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대표 지수 ETF인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에 대한 총보수를 기존 연 0.0099%에서 0.0062%로 인하한다. 지난해 4월 한 차례 인하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보수 인하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이들 ETF의 총보수는 업계 최저가 됐다.

삼성자산운용의 총보수 인하는 전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행보와 맞물려 주목된다. 전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7%에서 10분의 1 수준인 0.0068%로 전격 인하했다. 업계 최저 수수료를 내세웠지만 하루 만에 삼성자산운용에 최저 타이틀을 내주게 됐다.

표=김은실 디자이너.
2월 6일 기준. / 표=김은실 디자이너.

미국 대표 지수 ETF를 중심으로 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은 점차 거세지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의 장기 성장에 투자하는 S&P500과 나스닥100 지수 ETF는 연금과 장기 적립식 투자, 자녀 계좌 운용 등에 있어 기본적으로 고려하는 상품으로 평가된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선 ETF 뿌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장이 된다.

현재 미국 대표 지수 ETF 시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큰 격차를 벌리며 앞서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기준 TIGER 미국S&P500 ETF의 순자산총액은 7조9152억원이다. 이는 전체 ETF 중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TIGER 미국나스닥100 ETF도 4조7404억원의 순자산총액을 기록했다.

이를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뒤쫓고 있다.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의 순자산총액은 각각 3조8291억원, 1조9242억원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S&P500’, ‘ACE 미국나스닥100’ ETF는 순자산총액이 각각 1조8400억원, 1조3860억원이다. 

특히 이들의 추격은 해외 주식 투자 확대와 맞물려 거세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두 ETF의 순자산총액 합은 12조6556억원으로 2023년 말 4조7783억원에서 164.8% 늘었다. 같은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은 1조2721억원에서 5조7533억원으로 352% 급증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도 162% 증가했다.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은 마케팅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미국 대표 지수 ETF와 관련된 이벤트만 10개를 넘어선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미국 대표 지수 ETF를 앞세운 이벤트가 다른 ETF 종목 대비 많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순자산 3조원 돌파’를 기념한 관련 이벤트를 내놓으며 모객에 열중인 상황이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해외 ETF와 관련해 과세 이슈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투자자 이탈 우려가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 커졌다. 판도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을 붙잡으려는 노력이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이어졌다”며 “대표 지수 ETF는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수수료 인하나 마케팅 경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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