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이끈 최수연 대표, 연임 성공
최수연 “빅테크 LLM 협업도 가능성 있어”

왼쪽부터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최수연 네이버 CEO / 사진 = 네이버 인스타그램
왼쪽부터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최수연 네이버 CEO / 사진 = 네이버 인스타그램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 중 처음으로 연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 역시 8분기 연속 증가하며 작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약 8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해 AI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연임에 성공하면서 올해 AI 기술 기반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한다.

7일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조7377억원과 영업이익 1조97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하며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중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8분기 연속 성장하며 1년 새 32.9% 늘었다.

그래픽 = 정승아 디자이너, 자료 = 네이버
그래픽 = 정승아 디자이너, 자료 = 네이버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호실적은 거둔 가운데, 네이버는 올해 ‘온서비스 AI’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온서비스 AI는 검색, 지도, 쇼핑 등 주요 서비스에 AI 원천기술을 접목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AI 기반의 혁신, 콘텐츠 생태계 확장, 플레이스, 지도, 디지털트윈 등 온오프라인 경험에 생성형 AI 접목을 통해 더욱 만족스러운 상품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서비스 및 플랫폼 내 AI 도입을 통한 고도화 대응뿐 아니라 로컬과 공간지능의 기반이 되는 웹 고도화와 더불어 AI 내비게이션, 디지털트윈, 로보틱스 등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소비심리 위축으로 올해는 전년 대비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된다”며 “지난 2년간 생태계는 창작자와 광고주 등을 위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 창출 기회도 만들었고, 앞으로도 기술 기반 서비스와 플랫폼 역량을 제고해 이해관계자와 동반성장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AI 전략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복귀와 맞물려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GIO는 약 8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함으로써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 서비스 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AI 협업 가능성도 열어뒀다.

회사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이 GIO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이 다음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 이 GIO는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다시 맡아 하이퍼클로바X를 비롯해 AI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 GIO의 이사회 의장 복귀는 2017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그는 최근 중국 AI 모델 딥시크 등장 이후 글로벌 AI 패권 전쟁에서 뒤처질 수 있단 위기감에 복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경쟁사들이 무제한적으로 AI 성능을 확장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을 취하는 반면, 하이퍼클로바X는 내이버 서비스에 최적화된 모델 능력과 속도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데이터와 학습 방법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왔으며, 학습비용 대비 최대 효율성을 자랑하는 한국어 능력과 경쟁력이 있는 영어 및 스택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달 중엔 플래그십 모델의 업데이트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용 빈도가 높은 네이버 서비스의 경우 다양한 사이즈의 모델을 접목시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빅테크 LLM에 대해서도 협업 가능성은 당연히 열려있고 계속해서 대화를 진행 중”이라며 “선도업체와 기술 격차 벌어지지 않으면서 모델을 갖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유연성을 갖고 다른 LLM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딥시크 등장에 대해 "혁신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 대표는 “딥시크 출현 자체가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하면서 전제했던 선도업체를 적은 규모의 투자로도 추격 가능하단 점을 재확인했단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전략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기보단 변화의 속도가 앞당겨졌다고 본다”며 “양질의 데이터나 AI와 접목할 수 있는 버티컬 서비스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사업자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런 환경 변화가 사업 전개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비용효율적인 면에서도 이점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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