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당기순익 5조782억···전년 대비 11.1% 증가
작년 결산배당 주당 804원…총 주주환원율 39.8%
CET1 13% 초과 1.8조 올해 배당·자사주 투입···'밸류업' 이행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KB금융지주가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순익 5조원대를 넘어섰다. 더불어 지난해 공개했던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계획에 따라 올해 총 1조7600억원의 대규모 자본을 배당과 자사주에 투입한다.
KB금융그룹은 5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조782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1.1% 늘었다고 밝혔다. KB금융이 출범한 후 최대 실적이자 국내 금융사 가운데 최초로 순익 5조 클럽에 가입했다. 특히 이번 실적은 지난해 초 파생결합증권(ELS) 손실 사태로 인해 대규모 비용이 발생한 가운데서 거뒀다. 4분기 순익(6829억원) 자체만 놓고 봐도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영업실적 자체가 크게 증가한 결과다. 작년 KB금융이 거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합은 17조282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확대됐다. 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5.3% 늘었다. 수익성(NIM)이 하락했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출수요가 확대되면서 은행의 대출자산이 불어난 결과다. 또 카드,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이자이익이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5.1% 늘었다. 구체적으로, 수수료이익은 같은 기간 4.8% 확대됐다. 신용카드 수수료손익이 전년 대비 약 997억원 큰 폭 증가하고 IB부문의 증권업수입수수료가 늘어난 결과다. 더불어 기타영업손익은 2023년에 은행의 민생금융 지원비용이 발생해 이에 대한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비용항목인 일반관리비는 6조9386억원으로 4.4% 증가했다. 희망퇴직 확대와 계열사별 감가상각비·물건비 등 제반 비용 증가한 결과다. 다만 과거 수년간 시행해온 희망퇴직의 영향으로 누적된 인건비 절감 효과가 반영되면서 증가율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 KB의 설명이다.
또 다른 비용인 대손충당금전입액은 2조443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급감했다. 전년 말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비해 추가 충당금을 적립한 덕분에 지난해엔 충당금 부담이 덜했다. 더불어 은행이 약 263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환입했다. 그 결과 2024년 그룹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43%를 기록해 전년대비 0.24%포인트 개선됐다.
주요 계열사별로 보면,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증권, 손해보험, 카드, 생명보험 모두 호실적을 거두면서 전체 그룹 실적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40%로 전년 대비 7%포인트 올랐다.
구체적으로, KB증권은 같은 기간 50.3% 급증한 5857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KB손해보험의 순익도 83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7% 급증했다. KB국민카드(4027억원)는 14.7%, KB라이프생명(2694억원)은 15.1% 각각 늘었다. 한편,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작년 당기순익은 3조2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소폭 감소했다. 연초 ELS 사태로 손실이 크게 늘었지만 이후 영업 실적을 크게 끌어올려 실적 감소를 최소화했다
이와 함께 KB금융은 올해 총 1조7600억원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 따른 것이다. KB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를 초과하는 자본은 모두 주주환원에 투입하겠다 밝혔다. 이에 지난해 말 CET1 13.51% 가운데 13%를 넘는 자본 1조7600억원을 올해 회계연도 기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한편, KB금융은 지난해 결산 배당을 주당 804원으로 결의했다. 이에 작년 기준 총 주주환원율은 39.8%를 기록했다. 배당은 1조2000억원, 자사주매입은 8200억원 등 총 2조200억원을 썼다.
KB금융 재무담당임원은 “작년 10월 예측가능성에 방점을 둔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발표하고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면서 “KB금융는 앞으로도 밸류업 계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