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상장한 기업 4곳 중 3곳이 상장일 공모가 하회
국내 증시 반등세 속에서도 여전히 냉랭한 반응나와
2월엔 흥행 기업 많고 IPO 대어 있다는 점 기대 요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새내기주의 상장 첫날 잔혹사가 올해 초에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에는 공모주 투자자들이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 CNS라는 올해 IPO(기업공개) 최대어를 비롯해 기관 투자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한 IPO들이 연이어 상장에 나서기 때문이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양홀딩스의 자회사 삼양엔씨켐은 내달 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삼양엔씨켐은 2008년 설립된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용 핵심 소재 전문 기업으로, 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포토레지스트 소재의 주요 구성 요소인 폴리머와 광산발산제(PAG)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바 있다.
새내기주의 상장 첫날 주가 하락 사례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삼양엔씨켐의 상장일이 주목된다. 올해 1월 상장한 4곳의 IPO 중 3곳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달 23일 상장한 미트박스는 공모가 대비 25.26% 하락했고 24일 상장한 와이즈넛은 36.47% 떨어졌다. 데이원컴퍼니는 하한가인 40% 하락에 첫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2023년 6월 IPO 제도 변경 후 첫 사례였다.
IPO에 투자하는 공모주 투자자 입장에선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반등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이른바 ‘포모’(FOMO·소외 공포)도 짙어지고 있다. 그나마 내달 상장하는 IPO들은 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만한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높인다.
우선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IPO들이 다수다. 이달 상장한 기업 중 상장 첫날 유일하게 공모가를 넘어선 미용의료기기 업체 아스테라시스는 수요예측에서 흥행했다는 차별점이 있었다. 아스테라시스는 수요예측 흥행에 공모가 희망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한 반면 미트박스, 와이즈넛, 데이원컴퍼니는 흥행에 실패하며 공모가 밴드 하단이나 하단 아래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삼양엔씨켐의 경우 1242.26대 1의 기관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했다. 공모가도 희망 밴드 상단인 1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내달 4일 상장 예정인 피아이이, 아이지넷도 각각 1117.74대 1, 1138.59대 1의 경쟁률로 흥행하며 모두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정했다. 이 밖에 내달 중순 상장 예정인 동방메디칼, 아이에스티이도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며 공모가를 희망 밴드 상단에서 결정했다.
여기에 올해 IPO 최대어가 시장에 등장한다는 점도 시장 분위기를 바꿀 재료로 평가된다. 공모가 기준 몸값이 6조원, 공모금액 1조1994억원에 이르는 LG CNS가 내달 5일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LG CNS의 공모금액은 2022년 1월 10조원의 공모금액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다.
LG CNS는 수요예측에서 114.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기관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가격을 써내면서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일반 청약에서도 21조원의 증거금이 모여 흥행했다. 여기에 장외 주식 시장에서 한때 10조원의 몸값을 자랑했다는 점에서 상장 첫날 공모주 투자자의 기대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개별 IPO의 매력이나 상장 구조에 따라 희비는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새해 주도 업종이었던 반도체가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딥시크’ 충격에 투심이 다소 얼어붙는 등 상황 변화가 많다”며 “업종별 흐름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의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이나 상장 당일 유통물량 등에 따라서도 주가 움직임은 달라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