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 오세철, 노선변경 성공···한남4 수주 이어 1조원대 강남 한강뷰 단지까지 정조준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삼성물산의 한남4구역 수주 이후 다음 행선지는 신반포4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줄곧 해당 사업장에 관심을 보여왔는데 최근 들어 조합원 상대로 한 브로셔에 입찰참여를 공식화해서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순 한남4구역에서 정비업계 수주 최강자 현대건설을 제친 만큼, 삼성물산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서울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 조합원을 상대로 ‘건설 명문, 삼성물산이 신반포4차만의 래미안을 담은 최고의 제안서로 입찰에 참여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을 담은 브로셔를 제작해 배포했다. 2월 5일을 반포의 클라이맥스를 만나는 날이라고도 부연했다. 오는 5일은 신반포4차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하는 날이다.
신반포4차는 서초구 잠원로 37-48에 총 12개동, 1212세대로 구성된 준공 46년차 단지다.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에 반원초, 경원중, 청담고(이전예정)가 있는 교육1번지이기도 하다. 도보 5분거리 이내에는 전세계 백화점 매출 1위를 기록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있어 명품쇼핑이 용이하고 뉴코아백화점 본점 및 아울렛, 킴스클럽 등이 있어 맛집탐방 및 알뜰한 장보기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한강 일대라는 지리적 이점과 더불어 시설의 노후화로 재건축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재건축에서는 용적률 299%를 적용받아 최고 49층 이하, 공동주택 287세대를 포함해 총 1828세대를 짓게 된다. 조합은 3.3m²당 공사비를 950만원으로 잡아 총 공사비는 약 1조31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반포4차 옆에는 삼성물산이 시공하고 준공 2년차를 맞은 래미안 원베일리가 있다. 최근 해당 단지에서 3.3m²당 2억원을 국내 공동주택 거래 가운데 최초로 돌파한 사례가 나왔고 래미안 원베일리 이전에는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가 2009년 준공 이래 10여년 간 반포 대장주 역할을 해온 만큼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래미안 원펜타스 준공에 이어 현재도 반포주공1단지 3주구에서 래미안 트리니원을 시공 중인데 삼성물산이 이번 수주로 반포 일대에서 존재감을 더욱 과시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세철 대표이사의 행보도 눈여겨볼만 하다. 오 대표이사는 중동지원팀장(2009년), 글로벌조달실장(2013년 12월), 플랜트PM본부장(2015년 7월), 플랜트사업부장(2015년 12월) 등을 거친 대표적인 해외통으로 대표이사 취임 이후에도 자신의 전문분야인 해외 중심의 사업에 치중해왔다. 그 결과 2023년에는 카타르 태양광, 네옴터널 등 양질의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2023년에는 주요건설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주택시장 정비사업으로도 눈길을 돌려 경쟁수주도 불사하는 등 공격적 일감 확보에 돌입한 것이다.
한편, 신반포4차는 입지가 우수하지만 상가 지분쪼개기로 인한 조합원 분담금 증가, 뉴코아백화점 지분 소유자와 필지 분리 소송, 수영장 부지 소유주와의 토지분할 소송, 뉴코아아울렛 인근의 도로위치 변경을 둘러싼 의견충돌 등 재건축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적해있다.
잠원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전에는 타 건설사도 해당 사업장에 관심을 두고 모습을 드러냈지만 최근에는 신중모드”라며 “조합원들의 선호도도 높고 삼성물산의 수주 열망도 높은 만큼 시공사 선정은 무난하게 될 듯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