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지연 가능성·기술주 중심 변동성 확대 등 주목
최상목 권한대행 “美 신정부 대외 불확실성, 여전히 큰 상황”
이복현 금감원장 “고금리,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어”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금융당국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화‧대외 정책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관계기관 합동 금융‧외환시장 24시간 점검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금융상황 관리를 주문하기도 했다.
30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거시경제 금융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구체화 등에 따른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FOMC는 올해 처음이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회의에서 기준금리(금리상단 4.50%)를 동결했다. 지난해 8월부터 지속됐던 금리 인하 기조를 5개월 만에 변화한 것이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기존보다 현저히 덜 제한적인 반면 경제는 강한 상황”이라며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기준금리 동결 등 FOMC 회의 결과가 예상대로 나오면서 주가·금리 등 주요 지표가 대체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커졌고, 연휴 기간 주요국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보인 만큼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미국 신정부의 통화·대외정책 등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관계기관 합동 금융·외환시장 24시간 점검체계를 유지하고, 미국 신정부의 정책 동향과 시장 영향을 지속 점검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대외신인도에 흔들림 없도록 2월 중 국제금융협력대사 주관 한국투자설명회(IR)를 개최해 우리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을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향후 글로벌 신용평가사 연례 협의 등에도 범부처가 함께 만전을 기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FOMC 종료 직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국내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그는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를 암시하며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혀 현재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며 “향후 발표되는 물가·고용 등 경제지표와 트럼프 정책 영향을 반영해 연준의 금리 경로가 결정되므로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오는 4월 1일 무역관행 검토보고서 발표를 전후해 트럼프 관세 정책 부려가 부각될 수 있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계속될 것”이라며 “경제·금융동향을 예의주시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고 주문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산업보조금, 관세 등 정책에 민감한 산업‧기업군에 대한 영향 분석 강화와 ‘딥시크(DeepSeek)’ 등에 따른 미국 빅테크 주가 동향에 대한 면밀한 점검도 당부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대출 동향, 채권발행 등 기업 자금조달 실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며 “연간 결산을 앞둔 금융사들이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해 자금공급 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건전성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