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전 발전량 2907TWh···전년 比 3.5% 증가
"소형 원전 실증·상용화 경쟁력 갖춰야···시장 점유율 확보 관건"
아시아 신규원전 수요 주목···"공급망 구축·운용 능력 중요해"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올해 전 세계 원전 발전량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원전 발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확대가 예상되면서 관련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조언도 함께 나왔다.
한국전력(한전) 산하 한전경영연구원은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치를 근거로 올해 원전 발전량이 작년보다 3.5% 증가한 2907TWh로 예상된다고 27일 밝혔다.
연간 기준 글로벌 원전 발전량은 2023년 2765TWh, 2024년(전망) 2809TWh, 2025년 2천907TWh로 증가하는 추세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160여 기의 원전 건설이 계획돼 있다.
지난해 11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는 탄소 중립과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한국과 미국, 프랑스, 영국, 스웨덴 등 22개국이 원전 발전을 늘려 탄소 중립하자는 선언에 동참했다. 이로써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전 용량을 3배 확대하자는 내용의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에 참여를 선언한 국가는 기존 25개국에서 31개국으로 늘어났다. 참여국은 이 목표를 위한 금융·재정·기술개발·공급망 확보에 노력기로 했다.
연구원은 “원자력이 탄소중립을 위한 무탄소 전원이자 에너지 안보를 위한 안정적 전력 공급원으로 인식되면서 필수적인 에너지원이라는 글로벌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원전 설비용량은 지난해 기준 26.1GW로 세계 5위 수준이다. 국내서 건설 중인 원전은 새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 등이다. 4개 호기의 발전 용량은 5.6GW로, 건설이 끝나면 국내 원전 설비용량은 31.7GW로 증가하게 된다.
연구원은 이 같은 원전 수요 증가와 공감대 확산 속에 기존 원전보다 발전된 SMR이나 MMR(10MW 이하 원자로)에 대한 실증·상용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중국, 일본 등 원자력 선진국은 원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원전인 SMR 상용기술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어서다.
연구원은 “SMR의 경우 설계·조달·건설(EPC)뿐 아니라 운영·정비·연료 분야에서도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면서 “민간기업과의 파트너십 및 국제 협력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들도 유력 수출 후보다. 연구원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원전 도입 움직임은 활발하지만 현지 공급망이 구축돼 있지 않다”며 “효율적인 공급망 구축과 운용이 아시아 신규 원전 개발 및 사업 추진 과정에서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