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두 번째 구속 연장 신청도 불허···27일 구속 기한 만료
내란 혐의로 공소사실 한정···탄핵 된다면 추가 수사 가능성
계엄 후 낮아진 경제 성장률 전망···정치로 경제 심리 위축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대화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대화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기간 연장 불허에 따라 12.3 비상계엄 사태의 사법 절차가 빨라졌다. 검찰이 윤 대통령 조사를 하지 못한 상태지만 1차 구속기간 만료일인 오는 27일 이전에 윤 대통령을 구속기소할 전망이다.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축소될지 주목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전날 윤 대통령 구속기간 연장 재신청을 법원이 불허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사유는 전날과 비슷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윤 대통령 사건을 넘겨받고 서울중앙지법에 윤 대통령 구속 기간을 다음 달 6일까지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형사소송법상 구속 피의자의 구속 기한은 검찰 단계에서 최대 20일이다.

그러나 김석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 신청을 기각했다. “공수처법은 공수처가 수사를 종결해 검찰청에 공소제기를 요구한 사건에 대해 검찰청 검사가 신속하게 기소 여부를 결정하라고 하고 있을 뿐 어떤 추가적 수사가 가능한지에 관한 명문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면서 “공수처로부터 사건을 송부받은 검찰청 검사가 구속 기간 연장에 의한 구속 수사와 같은 적극적‧전면적 강제수사를 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법적 근거나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했다.

공수처가 공소제기 요구서를 붙여 검찰에 송부한 사건에서 검찰은 재수사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 없이 1차 구속 기한인 오는 27일 전에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로 윤 대통령을 구속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오늘 기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윤 대통령의 사법 절차는 빨라졌다. 구속기한 연장이 불발되면서 11일가량 일정이 앞당겨지는 셈이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27일 기소돼 20일 만인 올해 1월16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비슷한 진행 속도라면 윤 대통령 사건도 내달 초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기소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는 불가능해진다. 추가 혐의를 발견하면 강제수사가 가능하지만 대통령은 내란죄 이외에는 소추가 불가능하다. 검찰은 김 전 장관 등 계엄군 지휘부 공소제기 내용을 바탕으로 윤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공수처에 이어 검찰도 윤 대통령 본인을 한 차례 조사하지 못했다는 한계는 재판 과정에서도 부담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은 변수다. 만약 탄핵이 인용되는 상황이 된다면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이 사라져 추가 수사가 진행될 수도 있다.

윤 대통령 기소로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줄어들지도 관심사다.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조사국은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 심리 위축 때문에 올해 성장률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약 0.2%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계엄 전인 지난해 11월 28일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9%로 예상했으나, 현재는 이 수치를 1.6~1.7%로 낮춰 제시했다. 이는 기획재정부(1.8%)와 국제통화기금(IMF·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전망한 성장률보다 낮다.

한은은 통상 매년 2, 5, 8, 11월에 성장률 등 경제 전망 수치를 발표하는데, 한은이 중간에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으며 경제 하방을 경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밖에 한은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경제정책도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미·중 통상 갈등 가능성을 감안하면 대미(對美)·대중(對中) 경제 외교를 강화해 타격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경제 외교 라인이 사실상 공백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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