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션플렉스’ 전자파 미인증 사전 예약 판매 논란
사전 예약 판매 중단···전자파 인증, 2월 중순 완료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글로벌 매트리스·침구 브랜드 씰리침대가 인증 논란에 휩싸였다. 과거 라돈 안전 인증으로 뭇매를 맞았던 씰리침대가 이번엔 전자파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사전 예약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씰리침대는 최근 모션베드 ‘모션플렉스’의 전자파 인증을 받지 않은 채 사전 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중단했다.
씰리침대는 지난 1881년 미국 텍사스에서 설립된 침대 브랜드다. 현재 미국 템퍼-씰리인터내셔널그룹에 소속돼 있다. 국내 시장에는 지난 2008년 씰리코리아컴퍼니 법인으로 진출했고 2012년부터 윤종호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씰리코리아컴퍼니의 지난 2023년 매출은 676억원, 영업이익 104억원에 달한다.
모션플렉스는 씰리침대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제품이다. 씰리침대의 독자적 스프링 시스템인 ‘포스처피딕’을 적용해 만들었다. 이 제품엔 씰리침대가 1950년 정형외과 의사들과 협업해 개발한 시스템이 적용돼 통기성이 높으면서도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준다. 매트리스 측면 처짐을 방지하고 내구성을 높이는 기술(플렉시케이스)도 적용됐다.
특히 씰리침대의 모션베드는 경쟁사와 달리 메모리폼이 아닌 연결형 스프링 매트리스 기반으로 차별점이 있다. 출시 당시 윤종효 씰리코리아 대표는 “통기성과 강력한 지지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번 론칭을 시작으로 앞으로 국내 모션베드 시장에서 씰리침대 모션플렉스 열풍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씰리침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모션베드 시장 규모는 97억달러(약 13조5600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2030년엔 해당 시장이 약 188억달러(약 2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침대·매트리스 시장에선 템퍼와 시몬스의 하이엔드 비건 브랜드 N32 등이 모션베드를 판매해왔다. 여기에 씰리침대가 모션플렉스를 내놓으며 모션베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씰리침대의 경우 미국 시장은 약 48%, 호주는 약 25%, 중국은 약 8%에 달할 정도로 모션베드 판매 비중이 높다.
문제는 씰리침대가 선보인 모션플렉스가 전자파를 인증받지 않은 채 사전 예약 판매에 나섰단 점이다. 씰리침대는 이달 서울과 대구 등 전국 4개 지역에서 ‘모션플렉스 팝업스토어’를 열고 해당 제품의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했다.
다만 씰리침대는 모션플렉스의 모터와 어댑터, 리모컨에 대한 인증은 마쳤지만 모션 하단에 들어가는 전동 코어에 대한 인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전날 기자가 방문한 씰리침대 직영점에선 모션플렉스 제품을 볼 수 없었다. 직영점 내부 한켠에 모션플렉스 체험존이 마련돼 있긴 했지만 문제된 매트리스는 보기 어려웠다.
씰리코리아 관계자는 “씰리침대 모션플렉스는 선 주문 후 제작 제품으로 출시 후 선 주문 예약만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국내에선 부품에 대한 전자파 인증을 마치고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며, 씰리에서 센서등 기능을 업그레이드 출시하면서 완제품에 대한 추가 인증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 인증은 2월 중순 완료될 예정으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예약 판매는 현재 중단됐으며, 인증 완료되는 2월 중순 이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인증받지 않은 제품은 위험성이 존재할 수 있고, 전자파 인증이 특정 시점에 완료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했다.
모션플렉스는 침대 각도를 조절하는 모터가 탑재돼 있어 전자파 인증이 필수다. 업계에 따르면 전자파 인증 기준을 위반하면 최대 300만원 과태료 또는 생산·수입·판매 등 시정명령이 뒤따를 수 있다.
씰리침대의 안전 인증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씰리침대는 지난 2023년 발암물질 라돈 인증에 대한 허위 정보로 제품을 판매했다. 당시 씰리침대는 모바일 라이브 방송에서 한국표준협회 라돈안전 인증마크를 무단으로 도용해 질타를 받았다. 또 지난 2019년엔 씰리침대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돼 수거 명령 등 행정조치를 받았다.
특히 씰리코리아는 외국 매트리스 기업임에도 국내 자체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씰리코리아는 2016년 여주 5만5000㎡(1만6637평) 대지에 자체 생산공장을 열었다. 여주공장은 주로 매트리스를 생산하며 국내 내수 물량을 책임진다. 침대업계서 ‘품질’ 관심도가 높음에도 여러 차례 소비자 안전과 직결된 문제가 발생해 논란이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씰리코리아 관계자는 “씰리침대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국내 공식 라돈안전인증 발금기관 한국표준협회(KSA)로부터 주력 제품에 대해 ‘라돈 안전제품’ 인증을 받고 있다”면서 “올해도 전 제품을 대상으로 확대해 라돈 안전제품 인증을 받았으며 매년 인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주요 원부자재에 대한 라돈 검사를 시작으로 출시되는 모든 완제품에 대해 RAD7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씰리침대는 앞으로도 소비자가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엄격한 자체 및 외부 검증을 통해 제품 안전성을 관리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