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하의원들에 배분된 취임식 입장권으로 “트럼프에 초청받았다” 표현은 과장···이베이에서도 입장권 중고 거래
‘구경꾼’ 참석은 실익 없어 총수들 안 갔을 가능성도···정치인들은 몸값 올리기 위해 스스로 홍보하고 참석 의미 부여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이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과 관련, 국내 재계 인사들 중 누가 참석하게 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한국 기업인들을 대표하는 4대그룹(삼성·현대차·SK·LG) 총수들은 모두 이번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아 그 배경을 놓고 말들이 오갔습니다.
이번 주는 트럼프 취임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 트럼프 취임식 ‘초청’의 의미는?
일단 현재 국내에서 거론되는 초청은 대부분 미 의회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JCCIC)에서 미국 상·하원 의원들에게 배포된 22만장의 취임식 입장권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배포된 입장권을 어떻게든 한 장씩 확보한 것을 “트럼프한테 초청 받았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심지어 몇몇 입장권은 전저상거래사이트 이베이에서 거래되기도 하고, 또 미국 거주자는 누구나 지역구 의원실에 신청해 선착순으로 받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 4대 그룹 회장들 ‘안 갔을’ 가능성도?
4대 그룹 총수들은 그간 미국에 공장을 짓고 투자를 하며 현지 의원 등 정계 인사들을 만나곤 했습니다. 심지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한 기업행사에 해외 기업인으로서 유일하게 초청받은 인물이기도 했는데요. 4대 그룹의 네트워크 및 미국내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입장권 수만 장중 하나를 가져오지 못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한 미국계 기업 임원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처럼 대미 투자 이슈 없이 그냥 취임식만 참석하는 것은 총수들에겐 큰 의미는 없었을 수 있다”며 “추후 실질적 비즈니스 자리를 노리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그나마 정용진·김동관은 ‘제대로’ 참석···VIP 무도회도 초청받아
수많은 국내 정치인들이 너도 나도 가는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했다고 ‘자가발전’을 하는 가운데, 그나마 참석한 기업인 몇몇은 진정으로 초대받은 손님의 면모는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대표적 인물이 정용진 신세계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입니다. 이 둘은 취임식 후 열린 3개 무도회 중 VIP들만 참석하는 스타라이트 무도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무도회는 트럼프 측이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별한 주요 인사들과 그 가족만 참석할 수 있는 자리라고 합니다.
특히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주니어 초대로 트럼프 대통령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5박 6일간 머무르고 당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