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유재철 기자] 대한민국 1세대 인권변호사이자 10·26 사건의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변호인이었던 고(故) 강신옥(1936~2021) 변호사의 회고록 ‘영원히 정의의 편에’가 이달 출간됐다.
고인의 사위이자 오랫동안 일간지 기자로 일했던 저자 홍윤오가 생전 강 변호사에게서 들었던 이야기와 2015~2016년에 걸쳐 진행한 인터뷰 및 관련 자료들이 책에 서술됐다.
강신옥은 1936년 경북 영주시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재학 중 고등고시 행정과(10회)·사법과(11회)에 합격해 1962년부터 서울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유학 후 1967년 변호사로 개업한 후 인혁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 3·1 민주구국선언 사건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의 변론을 맡으며 대한민국 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렸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한 김재규를 처음부터 끝까지 변호하며 그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책에서 강 변호사는 평소 유신 체제에 대해 “권위주의 정권 시기라해도 정의와 양심을 위해 기꺼이 직이라도 걸 수 있는 판사와 검사 5명만 있었다면 수백~수천 명의 억울한 시민들과 무고한 학생들 피해와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정의란 죄 없는 사람에겐 벌을 주지 않고, 죄지은 사람에게는 성역 없이 벌을 주는 것”이라며 “정의와 불의를 가리는 일에는 진보와 보수의 구분도, 좌파와 우파의 차이도 없다”고 했다.
이 외에도 책에는 정치인으로서의 여정을 비롯해 YS와 DJ와의 인연, 정주영·정몽준·박근혜와의 일화, 신영복과의 만남 등 이야기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