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TF 수익률 싹쓸이···레버리지는 44% 수익률 넘기도
전력기기 ETF도 20%대 성과···AI 인프라 시장 확대 기대감 반영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가 올 들어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는 반도체와 전력기기 관련 상품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해 주목된다. AI(인공지능) 패권 다툼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반도체와 전력기기 업종의 수혜 기대감이 감돈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전체 ETF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반도체레버리지’였다. 이 ETF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종목으로, 이 기간 수익률은 44.67%다. 코스피 6.15%, 코스닥 7.98%를 훌쩍 뛰어넘는다.

다른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주요 종목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ETF는 같은 기간 43.09% 수익률을 냈다. 이는 전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22일 기준. / 표=김은실 디자이너.
22일 기준. / 표=김은실 디자이너.

레버리지를 제외하더라도 반도체 ETF의 성과는 두드러진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반도체핵심공정주도주’ ETF는 올 들어 29.26%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레버리지를 제외한 종목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이 ETF는 국내 반도체 핵심 제조공정의 주요 기업에 투자한다. 주요 편입 종목은 피에스케이홀딩스, 한미반도체, 네오셈 등이다.

이 밖에 현대자산운용의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 신한자산운용의 ‘SOL AI반도체소부장’,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AI반도체포커스’ ETF도 25%가 넘는 성과를 냈다. 이들 모두 국내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들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전력기기 관련 ETF도 좋은 성과를 냈다. 국내 전력설비 대표주에 집중투자하는 ‘KODEX AI전력핵심설비’ ETF는 22.78%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전력기기 핵심주에 투자하는 ‘HANARO 전력설비투자’ ETF도 22.58% 수익률을 기록해 전체 ETF 중에서 상위 11번째로 좋은 성과를 냈다.

반도체와 전력기기 관련 ETF들이 좋은 성과를 낸 것은 AI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AI 산업의 성장이 가팔라지자 글로벌 기업들의 패권 다툼이 치열해졌고 이로 인해 반도체와 전력기기 수요 확대 기대감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AI 인프라가 갖춰지기 위해선 AI 칩을 구성하는 반도체와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기기가 필수적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앞장서서 AI 경쟁력 강화를 천명하고 나선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내 AI 인프라 확대를 목적으로 미국 빅테크와 함께 ‘스타게이트’라는 회사를 설립하는 최대 5000억달러(약 718조원) 규모의 AI 관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지는 살펴봐야 할 전망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AI와 관련해 실제 실적으로 증명하는 회사는 국내에서 몇 없고 숫자로 증명하고 있는 전력기기의 경우 실적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있다”며 “이미 많이 올랐다는 점에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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