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서울 여의도서 기업설명회 개최
올해 ABL301 임상 2상 진입하면 마일스톤 확보
지난해 논의되던 기술이전 딜, 더 큰 규모로 준비
그랩바디 B, 그랩바디 T 플랫폼 위주로 성장 도모

23일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회사의 비전과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23일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회사의 비전과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에이비엘바이오가 올해 자체 신약 개발 플랫폼을 내세워 기술이전에 따른 수익 극대화를 자신했다. 파트너사에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들은 임상시험이 고도화되면서, 추가적인 로열티 수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세대 이중항체 ADC 개발 계획도 공개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가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간담회를 개최하고는 올해 주요 신약 개발 계획과 매출 확대 비전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혈액뇌관문(Blood Brain Barrier,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 및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Grabody-T)’ 기반 파이프라인의 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이 발표됐다.

뇌혈관은 일반 혈관보다 조직 구성이 촘촘하고 복잡해, 약물이 뇌 속까지 전달되기 어렵다. BBB 셔틀은 약물이 이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2023년 로슈가 BBB 셔틀을 접목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트론티네맙(Trontinemab)의 임상 1·2상에서 긍정적인 초기 성과를 발표한 이후, BBB 셔틀은 퇴행성뇌질환 치료제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BBB 셔틀 플랫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 상황을 반영해,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체 BBB 셔틀 플랫폼인 그랩바디 B 위주로 신규 기술이전을 비롯해 사업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상훈 대표는 “BBB 셔틀 플랫폼에 대해 다수의 기업들로부터 기술이전 요구가 들어왔고, 규모도 더 컸기 때문에 기존에 중견 기업과 추진하던 기술이전 텀싯은 해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진행하고 있는 기술이전은 독점 계약으로 추진 중이기 때문에 딜 규모가 전보다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훈 대표는 새로운 기술이전에 대해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다국적 제약사들과 진행한 미팅을 근거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선 여러 기업들과 미팅을 갖고 훨씬 더 좋은 계약(빅딜)을 제시 받았다”며 “과거 사노피와 체결한 건보다 규모가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에이비엘바이오 기업설명회에서 발표 중인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최다은 기자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에이비엘바이오 기업설명회에서 발표 중인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최다은 기자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업가치는 대표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ABL301’ 위주로 형성돼 있다. 앞서 사노피에 10억6000만달러(약 1조5400억원)에 기술이전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현재 미국에서 90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올해 2·3분기 내 임상 2상 진입이 예상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가 ABL301 임상 2상에 들어가는 경우 마일스톤을 수취할 수 있다.

협력 기업인 미국 콤패스테라퓨틱스가 추진 중인 진행성 담도암 치료제 후보물질 ‘CTX-009(ABL001)’의 임상 2·3상 톱라인 결과는 올해 3월 말 공개될 예정이다. 콤패스테라퓨틱스 주도 하에 ABL001의 신약 허가가 승인되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오는 2026년부터 매년 로열티(치료제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CTX-009는 2차 치료제로 사용 시 담도암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를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만큼 2026년 가속 승인을 통한 빠른 상용화와 기술료(로열티) 수령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는 임상에서 4-BB 단일항체 고유 간독성 해결을 확인해 우수한 안전성을 확보했다. 4-BB 이중항체 단독에서 병용으로 임상을 확장 중이다. 면역관문억제제, 화학치료제, ADC 등과 다양한 병용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ABL111 삼중 병용 톱라인 데이터 결과를 발표하면 그랩바디-T의 가치는 더 상승할 것이라 본다”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이상훈 대표는 미국 자회사인 에이비엘바이오USA를 중심으로 이중항체 ADC 개발 계획도 언급했다. 에이비엘바이오USA는 비임상 단계의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ABL206, ABL209, ABL210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중 ABL206은 오는 9월, ABL209는 12월에 임상시험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ABL210은 2026년 상반기 중 임상시험에 진입을 위해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이상훈 대표는 “지난해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400억원을 확보했고 ADC 전문 인력을 영입했다”며 “핵심 이중항체 ADC 에셋에 투입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은 미국 자회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미국 자회사 CEO를 비롯한 임상총괄담당자 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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