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라클, 떼아로부터 기술반환 'CU06'
반려견 만성신장질환 치료제로 개발
임상 3상 승인, 연내 투약 종료 목표
1회차 CB 풋옵션 압박+재무적 위기
동물용의약품 시장 진출, 수익화 모색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지난해 임상 중단과 기술반환 등 겹악재를 맞았던 큐라클이 올해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기술 권리를 반환 받은 파이프라인을 동물용의약품으로 재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동물의약품 시장 진출을 통해 악화된 재무 여력을 개선시키고 연구개발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큐라클은 반려동물 만성신장질환(CKD) 치료제로 개발중인 ‘CP01-R01’ 임상 3상 시험계획이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승인을 받고 임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CP01-R01은 노화, 만성질환, 감염 등으로 인해 손상되거나 비정상적인 혈관을 정상화해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혈관내피기능장애 차단제다. 인체의약품 ‘CU06’의 반려동물 의약품 확장 파이프라인이다.
당초 큐라클은 CU06을 인체 대상의 망막질환,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개발해왔다. 해당 제품을 동물용 만성신장질환 치료제로 개발해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큐라클은 2021년 10월 CU06의 아시아를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프랑스 안과 전문회사 떼아 오픈이노베이션(이하 떼아)에게 기술이전 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떼아로부터 기술이전에 대한 권리 반환 통보 받았다. 당시 CU06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1상, 2a상을 마무리 짓고 임상 2b상 준비 단계에 있었다.
큐라클은 떼아와 당뇨병성 황반부종 및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CU06을 기술이전할 당시 계약금으로 약 70억원을 수령했다. 이후 CU06의 임상 2상에 들어가는 용역 비용과 관련 인건비 및 간접 비용을 떼아로부터 지급 받고 이를 수익으로 인식했다. CU06 기술 반환 이후 해당 수익이 없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기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 5월부터 지난 2023년 6월 운영자금 조달 목적에서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제1회차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청구 행사가 시작된다. 전환가액은 CB 발행 당시 1만567원이었으나 주가 하락에 따른 조정(리픽싱)으로 최저 한도(70%)인 7397원까지 하락했다. 문제는 떼아의 CU06 기술 반환 이후 주가가 7000원대 이하로 내려 앉았다. 주가 상승 모멘텀이 없을 경우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유동성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큐라클이 확보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 330억원으로 추산된다. 2023년 기준 연구개발비로 지출한 금액은 160억원, 연구개발비와 각종 인건비, 운영비가 합산된 판관비는 200억원에 달했다.
큐라클은 재정적 한계를 고려해 지난해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CU104’의 국내 임상 2상 시험계획(IND)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임상 중단에 따른 파이프라인을 간소화를 추진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그럼에도 오는 6월부터 1회차 CB 조기상환지급일이 도래하는 만큼 재무적 위기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큐라클이 CU06을 동물용의약품으로도 개발해 수익 창구를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동물용의약품은 인체의약품과 달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닌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해 관리·감독을 받는다. 따라서 인허가 절차와 임상시험 과정도 인체의약품보다 훨씬 짧고 비교적 간단하다. 인체의약품 대비 빠른 상업화와 시장 진입에 따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큐라클은 올해부터 CP01-R01 임상 3상에 착수해 동물용의약품 상업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CP01-R01 임상 3상은 국내 30여개 동물병원이 참여할 예정이다. 만성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반려견 60마리를 대상으로 12주간 CP01-R01과 위약(Placebo)을 각각 경구투여해 신장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다.
또 당뇨병성 황반부종을 적응증으로 한 CU06 임상은 미국 1a상은 완료한 만큼, 후속 임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큐라클 관계자는 “CU06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임상은 오는 2월 FDA Type C 미팅 후 올해 임상 2b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동물용 만성신장질환(CKD) 치료제로 개발 중인 CP01-R01는 올해 3상 투약 종료를 목표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1회차 CB 풋옵션 대응에 대해서는 여러 방안을 고려 중인데,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면 적시에 공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