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에도 태어나는 생명, 인간이 가진 사랑이란 본능
정치에만 함몰된 대한민국···경제·시장 회복이 우선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인간에게 사랑은 본능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든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고 누군가에게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총탄이 날아다니고 폭탄이 떨어지는 전쟁 중에도 아이는 태어난다는 말처럼,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사랑이란 본능은 우리의 뇌에서 충실하게 작동을 한다.
경제도 인간이 가진 본능 중 하나다. 사익 추구라는 동기로 출발하는 경제적 본능이지만, 이타적인 부분도 가득하다. 상대방을 차별하지 않고 자본을 통해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되도록 진화해왔다. 전문화된 개인과 분업화한 직업, 네트워크로 짜여진 조직 등은 인간이 가진 경제적 본능을 통해 구현화된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은 경제보다 정치적 본능에만 충실한 모양새다. 헌정 사상 첫 대통령 구속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현실에, 최우방국인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농담꺼리로 삼는 상황까지 나타났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손꼽히던 대한민국의 추락이다.
추락하는 한국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선 정치적 안정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본능에 집중해 시장을 살려야 한다. 출발한 탄핵 열차가 언제 종착역에 도착할 수 있을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여야 및 국민 갈등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반도체 특별법이나 석유화학 구조조정 등 당장 해결해야할 시급한 경제 현안이 한가득이다. 실타래를 푸는 것처럼 우선순위를 정해 여야가 합심해서 법안 통과에 속도를 내야만 한다.
올해 연간 성장률은 1.6~1.7%다. 탄핵 정국으로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나 마찬가지인 1% 성장률 통지표를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 경제 현안 법안을 처리하는데 힘을 모아야만 한다.
국내 리더십이 무너진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날선 경제 공세를 막아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정치권이 사고를 치고 국민이 뒷수습을 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견뎌내야 한다.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권한대행과 국회를 중심으로 경제법안 처리 등은 빠른 속도로 처리해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이미 너무 늦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쟁 중에도 아이는 태어났다. 탄핵 정국에서도 경제는 살려야 한다.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정치만 쳐다보면 경제와 시장의 회복의 가능성은 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