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개발진, 긴급 라이브 소통 방송
긴급 점검 후 버그 악용 구매 아이템 거래
영구 정지 및 최종 제재 방안 발표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넥슨이 '마비노기'에서 발생한 ‘돈 복사’ 버그로 인해 이용자 신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비노기 개발진은 점검 후에도 불법 복제한 재화로 구매한 아이템이 거래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수습에 나섰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마비노기는 전날 오후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민경훈 마비노기 디렉터와 최동민 콘텐츠 리더가 참석해 '돈 복사' 버그 관련 사과 및 추가 조치 사항을 전달했다.
마비노기 개발진은 지난 19일 긴급 조치 이후에 추가로 복제된 재화로 구매한 아이템이 거래되는 현상에 대해 사과했다. 또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버그를 악용한 이용자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돈 복사 버그는 게임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재화(골드)를 획득하는 것으로 지난 18일 처음 발생했다. 이용자가 골드로 구매하는 고가 아이템 2종 '마력이 깃든 융합제'와 ‘무리아스의 성수 효과 제거 주문서’를 일정 수량 이상 요청하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오류다.
해당 오류는 이용자가 골드로 고가 아이템을 구매하고 이를 경매장에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악용됐다. 총 51억원에 달하는 돈이 불법적으로 게임 내 풀렸고 26명의 이용자가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아이템을 매매했다.
넥슨은 버그 발생 후 긴급 조치에 나섰다. 지난해 말 진행한 상점 개편 업데이트부터 오류가 시작됐고 지난 19일 긴급 서버 점검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공지했다.
넥슨은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구매한 아이템 99%를 회수 예정”이라며 “100% 재화 회수가 불가능한 경우 상응하는 보유 골드 또는 재화를 차감하겠다”고 말했다.
민 디렉터는 “긴 시간 서비스를 해오며 아쉬운 면모로 이용자들이 마비노기팀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한 것에 대해 통감한다"며 "재화가 비정상적으로 생성돼 게임 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비노기 팀에서도 원치 않는다. 추가 영향이 없도록 조치를 진행했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긴급 점검과 공지 이후에도 이용자들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해당 버그를 악용한 26명 이용자 중 한 명만 영구 정지 제재를 받았단 사실에 대해 “특정 이용자들을 봐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경매장에 복사된 골드로 구매한 아이템이 판매되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외부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1000만골드 기준 6000원 가량의 현금 거래도 이뤄지고 있어 복사된 골드가 현금화될 수 있단 우려도 낳았다.
이에 넥슨은 비정상 이용자들에 대한 제재를 오류 반복 횟수, 이득의 정도, 회수 여부 등을 고려해 영구 제재 대상을 7명으로 늘렸다. 이용자 간 거래된 아이템도 21일 추가 회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라이브 방송에 한 이용자는 “개발진들이 버그로 풀린 재화를 회수해 게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데, 게임에서 골드를 직접 벌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를 벌기 위해 게임을 했던 이용자들의 박탈감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라는 반응을 남겼다.
마비노기는 20년이 넘은 넥슨의 장수 지적재산권(IP)다. 넥슨은 마비노기를 대표 IP 프렌차이즈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 사건과 넥슨의 후속조치는 게임 IP 신뢰도에 타격을 줬단 평가다. 넥슨은 올해 '마비노기 모바일'을 출시 계획이며 ‘빈딕투스’ 등 신작 개발하는 중이다. IP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번 '돈 복사' 버그로 마비노기 IP에 대한 이용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