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킷헬스케어, 증시 한파 뚫고 '상장 재도전'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코스닥 상장 예심 통과
기술특례제도 상장 첫 기업 등극 ···연내 IPO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내달 첨단재생바이오법(이하 첨생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재생의료 산업의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투자 한파가 불던 바이오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도 첨단재생의료 사업을 영위하는 벤처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얼어붙은 바이오 투자 시장에서 재생의료 분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첨생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것과 맞물려 차세대 바이오 기술 분야로 각광받으면서다. 특히 곧 코스닥 상장을 앞둔 기업들에 투자자들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로킷헬스케어와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대표적이다.
2012년에 설립된 로킷헬스케어는 AI(인공지능) 첨단 재생의료 전문기업이다. AI 초개인화 장기재생 플랫폼 기술을 통해 당뇨발 치료, 피부재생, 연골재생, 신장재생 첨단 재생의료 솔루션을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KRX)로부터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지난해 1월 기술성 평가에서는 2개 평가기관(한국발명진흥회, 한국평가데이터)으로부터 A, A 등급을 획득하며 3D 바이오프린터 기반 재생의료 기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자아냈다.
설립 초기에는 산업용 3D 프린터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이후 바이오 분야로 기술을 확장해, 바이오 3D 프린터로 눈을 돌렸다. 대표 장기재생 제품으로는 환자의 자가세포를 활용해 피부조직과 비슷한 환부 패치나 장기를 출력하는 ‘닥터인비보’가 있다.
매출 구조는 크게 AI 초개인화 장기재생 플랫폼과 재생재료, 안티에이징 플랫폼 등에서 수익이 나오고 있다. 약 40개국에서 의료기기 등록을 완료하고, 20여개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해외 매출이 늘면서 연간 실적에서도 유의미한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67억원이었던 전체 매출액은 2022년 92억원, 2023년 124억원으로 신장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94억원으로 집계된다. 2023년 전체 매출(124억원)에서 19.7% 수준이었던 해외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3.5%로 늘었다. 아직 적자 경영이 이어지고 있으나, 수익성은 개선되는 흐름이다. 2021년 173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이듬해 139억원으로 감소했고, 2023년 7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은 34억원으로 파악된다.
앞서 로킷헬스케어는 2021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했지만 기술성평가 기관에서 각각 BBB 등급을 받아 떨어진 바 있다. 로킷헬스케어 관계자는 “당시에는 임상 데이터를 입증할 논문 등 객관적 자료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시장의 피드백을 토대로 다수의 논문과 특허, 글로벌 학술지 게재 등 기술력 입증에 주력하며 코스닥 상장을 다시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2023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선정된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오가노이드는 ‘장기(organ)’와 접미사 ‘유사한(oid)’의 합성어다. 2018년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해 장기부족 현실을 타개한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차바이오그룹서 스핀오프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인체장기 유사체다. 해당 기술을 통해 뇌와 심장, 간 위, 장 피부 등 신체와 동일한 구조를 만들어 동물실험을 대체하거나 맞춤형 치료제로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핵심 파이프라인으로는 성체줄기세포 유래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플랫폼 ‘아톰(ATORM)’이 있다. 아톰은 장(Colon)을 비롯해 간(Liver), 침샘(Salivary), 자궁(Endometrium) 등 4종의 오가노이드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약물평가 플랫폼인 ‘오디세이(ODISEI)’도 주목된다. 오디세이는 동물시험을 하지 않고 신약을 개발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인체와 유사한 장기를 사용해 약물 유효성을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오디세이 플랫폼은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는 ‘ODISEI-VIR’와 장 질환 및 식품 개발에 도움을 주는 ‘ODISEI-CUT’, 인공피부의 한계를 보안한 ‘ODISEI-SKIN’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올해 초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국가첨단전략기술 기업으로 인정받고, 초격차 특례제도를 통해 기술사업성 평가를 받았다. 초격차 특례제도란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한 개 기관으로부터 A 이상의 등급을 받으면 기술사업성평가를 통과하는 코스닥 시장 상장 특례제도다. 지난달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초격차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하는 첫 번째 기업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내달부터 첨생법 개정안 시행되면서 첨단재생의료 분야 연구개발과 투자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첨생법은 첨단재생의료와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임상시험과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규제를 명확히 해 연구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R&D 예산을 늘리고, 첨단재생의료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 지원과 규제 완화에 힘 입어, 첨단재생의료 연구 수요와 환자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등 제약바이오 강국들을 중심으로 첨단재생의료 수요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첨생법 개정안 시행이 본격화되면 재생의학 측면에서 기본적인 기반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관련 기술과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투자 시장도 전보다 활기가 띄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