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등촌역 최고 921대 1
다음달부터는 전국민 청약데이 보기 힘들어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의 한 무순위 청약 사업장에서 최고 900대 1을 훌쩍 넘는 청약경쟁률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예고한 청약 제도 손질에 수요가 더욱 몰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루 전인 지난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진행된 서울 강서구 힐스테이트 등촌역 무순위 청약에서는 79세대 모집에 3996건이 접수됐다. 평균경쟁률 50.6대 1, 최고경쟁률은 921대 1 기록이다.
이 사업장은 일반분양을 진행할 당시에도 평균경쟁률 35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청약대기자의 관심이 높은 곳이었다. 다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서울에서 진행된 첫 청약 단지라는 점에서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당첨포기가 이어졌고, 결국 무순위 청약으로 미계약 물량이 공급됐다.
해당 사업장은 지하철 9호선 등촌역의 역세권에 속해 서울 주요 업무지구는 물론 서울을 대표하는 주요지역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공항대로 등을 통한 서울 및 수도권 전역으로 이동이 수월하다. 단지 인근으로 등촌초, 백석중, 영일고 등의 학군을 품고 있어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인근에는 홈플러스, 부민병원, 하나로마트, 목동깨비시장, CGV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위치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입지적 장점뿐 아니라 정부의 청약제도 개편 예고도 이번 무순위 청약 수요층 운집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025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유주택자의 무순위 청약 기회를 제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른바 줍줍이라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그동안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했다. 차익이 큰 일부 사업장의 경우 전국민 청약데이라며 수십만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청약홈 시스템 마비나 부정청약 등 부작용이 문제로 제기됐고, 더불어 공정성과 형평성 문제도 대두됐다. 대표적 사업장이 지난해 7월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이다. 당시 한국부동산원 청약 시스템이 마비돼 접수일을 하루 연장했는데, 그 결과 1채 모집에 294만명이 몰려 무순위 청약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국토부는 무순위 청약과 관련해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아파트가 공급될 수 있도록 다음 달까지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드러낸 것이다. 사실상 이번 달이 유주택자, 타지역 거주자의 줍줍 참여 마지막 기회가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달 중에 이어질 무순위 청약은 경쟁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힐스테이트 등촌역에 이어 금천구 한신더휴 하이엔에듀포레에선 49세대가, 강동구 그란츠 리버파크에선 31세대 공급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번달 나오는 줍줍물량은 유주택자나 타지역거주자가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막바지 물량인 만큼, 경쟁률이 더욱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