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말 카드사 평균 레버리지 배율 5.7배···전년 동기 대비 개선
롯데카드, 7.2배로 카드사 중 가장 높아···금융당국 규제 한도 육박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카드업계의 레버리지 배율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가운데 롯데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은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자본 확충에 힘을 쏟고 있지만 레버리지 배율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이 소폭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은 평균 5.7배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95배) 대비 떨어진 수치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레버리지 배율이 1년 새 줄어들었지만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레버리지 배율이 상승했다. 특히 롯데카드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레버리지 배율이 7.2배로 전년 동기(7.1배)보다 올랐으며 7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7배를 넘는 레버리지 배율을 기록했다.
레버리지 배율은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대표적인 자본적정성 지표로 꼽힌다. 배율이 낮을수록 타인 자본 의존도가 낮은 것으로 손실 완충력이 높다고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무분별한 대출 확대를 방지하고 과도한 외형 성장 경쟁을 막기 위해 레버리지 배율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 카드업계에 적용되는 레버리지 한도는 8배다. 다만 직전 1년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한 경우에는 배율이 7배로 제한된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배당성향이 30% 미만으로 8배 한도를 적용받는다. 이를 감안하면 롯데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레버리지 배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롯데카드는 이를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신종자본증권을 잇달아 발행하는 등 자본 확충에 나섰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채권이다.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어 회계 기준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성 증권이며 발행할수록 회사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월 2220억원, 5월에는 178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으며 7월에도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지난해에만 약 6000억원의 자본을 확보했지만 레버리지 배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영업자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부채 비중이 늘어난 점이 레버리지 배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롯데카드의 부채는 20조5221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8177억원) 대비 9.1% 증가했다. 이는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전략상품 중심의 이용효율성 증대 등 신용판매와 금융사업의 견고한 성장세를 통해 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증가하면서 이에 따라 레버리지 배율이 소폭 증가했다”며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규제 범위 내에서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