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3.3㎡당 공사비 697만원 제시, 이전 시공사업단 보다 높아
두산건설은 3번째 입찰 참여로 수주의지 강하지만 시공능력평가, 브랜드 인지도 차이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성남 구도심 대규모 정비사업장인 은행주공 재건축 조합원들이 시공사 재선정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시공사업단과 한차례 결별한 후 재차 진행하는 절차이지만 이번 입찰에 참여한 한 쪽은 이전 시공사업단보다 높은 공사비를, 다른 한쪽은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브랜드여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주공 재건축 조합은 내달 16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현재 기호 1번 두산건설과 기호 2번 포스코이앤씨가 입찰에 참여해 서로를 견제하며 경쟁에 임하고 있다.
해당 사업장은 지난 2018년 12월 HDC현대산업개발·GS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조합은 지난해 4월 시공권 계약을 해지했다. 원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사업단이 조합에 공사비 인상을 요구한 데 대해 조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조합은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았지만 두산건설만 단독 입찰하며 거듭 유찰됐다. 시공사 선정에서 세 차례 단독입찰이 진행되면 수의계약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포스코이앤씨가 참전하며 가까스로 경쟁입찰 구도가 형성됐다.
문제는 공사비다. 시공계약이 해지된 HDC현산·GS건설 컨소시엄은 조합과 협상을 벌이다 마지막으로 3.3㎡당 공사비 659만원을 제시했다. 그런데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입찰에서 698만원을 제안했다. 공사비가 높아 계약을 해지했던 이전 시공사업단보다 더욱 높은 금액을 제안한 셈이다. 심지어 입찰금액이 계약금액이 되는 사례는 거의 없이 인상하는 게 대부분이어서 해당 사업장 역시 현 제안 공사비 대비 증액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날 오후에도 해당 사업장 단지 내 경로당에서 조합원 약 15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고급화와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는 30층 위치에 위치한 피트니스, 캠핑, 영화관, 엔들리스 풀장, 게스트하우스, 미니바 등을 제안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날 조합원에게 “포스코이앤씨는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1등급 바닥요건을 갖춘 반면, 두산건설은 임대주택에 적용되는 바닥구조에도 미치지 못하는 210mm 바닥두께를 제안했다”며 “공사비의 핵심은 낮은 공사비가 아니라 적정 공사비다. 이유 있는 저가 공사비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경쟁사의 낮은 공사비를 비방했다. 또한 “두산건설의 입찰제안서를 분석, 종합한 결과 훗날 공사기간 증가(최소 12개월)와 공사금액 인상(최소 300억원)하려는 의도적인 덤핑 입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3차례 입찰에 나선 기호 1번 두산건설은 한결같은 수주 의지를 내비치고 공사비도 3.3㎡당 635만원으로 비교적 낮아 공사비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이다. 다만 두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나 건설사의 시공능력평가(2024년 기준 32위) 기준은 앞선 시공사업단이나 경쟁사 대비 밀린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두산건설이 연 지난 10일 오후 현장설명회에는 포스코이앤씨 현장설명회 참석자의 절반 가량인 8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해당 사업장은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550번지 일대에 지하 6층∼지상 30층 아파트 39개동 3198가구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양 건설사도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을 보이고 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한 60대 조합원은 “절차를 다시 밟으면서 사업기간은 1년 가량 길어졌는데 한쪽은 공사비가 더 비싸고, 다른 한쪽은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며 “구관이 명관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