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리가켐, 올해 ADC 파이프라인 3건 이상 프로젝트
지난해부터 파트너쉽 강화, ADC 의약품 CDO부터 개발 MTA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이하 리가켐바이오)가 항체약물접합체(ADC) 파이프라인 개발과 생산 관련 파트너쉽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와 ADC 신약 개발을 대표하는 두 기업의 업무 협력에 시너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리가켐바이오가 항체약물접합체(ADC)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ADC 파이프라인 개발 관련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있다.
ADC는 항체와 항암제(페이로드)를 '링커'(Linker)로 결합해 원하는 부위의 암세포를 정밀 타격하는 항암제다.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2월 CDO(위탁개발) 계약을 맺고 ADC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항체 개발 협업을 전개했다. 이어 6월에는 ADC 개발을 위한 MTA(물질이전계약)도 체결했다. 이번에 체결한 협약은 이 같은 협업 체제 하에서 올해 3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진행해 나가겠다는데 의미가 있다.
구체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리가켐바이오의 ADC 신약후보물질 생산을 담당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ADC 의약품 전용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ADC 파이프라인을 늘리면서 CDMO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판단이 선행됐다. 이 일환으로 인천 송도 내 4층 구조로 생산 시설을 설계해 500L 접합 반응기 및 정제 1개 라인을 구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의약품 전용 공장 건설에 그치지 않고, CDO(위탁개발), DP(Drug Product, 완제의약품) 사업을 비롯해 ADC 신약 개발 벤처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ADC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사업 영역을 다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한 다수의 고객사와 ADC 제품 수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가켐바이오는 국내 ADC 신약 개발 부문에서 선두주자로 꼽히는 기업이다. 2006년 설립 후 14건의 기술이전을 달성시켰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두 건의 ADC 관련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다. 2022년에는 얀센과의 2조 2458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 외에도 3건의 조 단위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생산능력 1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ADC 신약 개발 강자 리가켐바이오간 협업 소식이 알려지자, 사업적 시너지 효과가 주목되면서 업계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송도 ADC 신공장을 활용, 국내 생산망을 확보하게 됐다. 그동안 리가켐바이오는 외국 기업에 의존해 ADC 의약품 생산을 맡겼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는 리가켐바이오와 ADC 신약후보물질 항체 개발을 협업하게 돼, 관련 기술력을 체득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협업은 국내 생산망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이 가장 의미 있다”며 “공급 안전성과 빠른 의사결정에 따른 업무 환경 개선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과거에 체결한 기술이전 건들에 대한 본격적인 기술료 수취가 기대된다”며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R&D 투자를 확대해 5년 내 15개 이상의 임상 파이프라인을 발굴하는 것을 목표 중”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글로벌 1위 생산능력과 리가켐바이오의 ADC 기술 역량이 결합되면, 국내 ADC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ADC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