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2년 만에 매각 재추진···주관사로 UBS 선정
금융 인하 시기 맞춰 매각 작업 진행···주요 후보군에 금융지주사 거론
올해 매각 쉽지 않아···카드사 수장 대거 교체로 내부 정비 우선 후 전략 검토
상당 기간 소요 예상···같은 비은행이라도 보험 위주로 확장 진행, 카드업 확장 의지 관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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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롯데카드 매각이 2년 만에 재추진되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년 전과는 달리 금리 인하 시기에 발맞춰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인수 후보군으로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이 거론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금리 인하와 별개로 올해 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4대 금융지주사 카드사 수장들이 대거 교체된 만큼 우선 내부 정비 이후 인수 관련해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판단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최근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로 UBS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과 함께 금산분리 정책에 따라 매각됐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약 1조3810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지난 2022년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을 시도한 바 있으나 불발됐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매각가로 3조원 가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인수 후보군으로는 KB, 우리,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언급된다. 카드 계열사로 롯데카드를 품을 경우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대폭 성장이 기대된다는 판단에서다. 이 중 하나금융지주는 롯데카드 인수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19년 롯데카드가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에도 입찰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2022년 인수전에도 참여했지만 가격에 대한 입장차로 성사되지는 못했다. 우리은행을 통해 이미 롯데카드 지분을 보유하고 우리금융지주도 잠재적인 인수 후보로 평가된다.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의 롯데카드 인수를 경계해 전략적인 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결국 해당 금융지주들의 인수 의지가 매각 성사에 중요한 변수가 되는 셈이다. 2년 전만 해도 금리 인하 시기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여부가 변수로 작용했지만 현재는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금리 인하가 조달 환경 개선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배경과 별개로 최근 금융지주계 카드사 수장들이 대거 교체됐다는 점을 변수로 꼽는다. 지난달 말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사장 모두 교체됐다. 신한금융지주는 박창훈 신한카드 페이먼트그룹 본부장을 신한카드 차기 사장 후보로 내정했다. KB국민카드는 김재관 KB금융지주 재무 담당(CFO) 부사장이 신임 대표 후보로 추전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카드 사장에 사상 처음으로 그룹 외부 인사를 선임했다.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추천된 진성원 후보는 1989년 삼성카드 입사 뒤 현대카드, 롯데카드를 거치며 카드 업계에서 30여 년 동안 일했다. 마지막으로 하나카드 사장에는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이 추천됐다.

혼란스러운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우선 내부 정리가 앞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지주계 카드사들이 카드업에 조 단위 투자에 나설지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분간 시장 상황 및 카드사 내부 개편 방향성을 지켜보고 고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자금력을 갖춘 인수 후보군은 금융지주사들이 유일하다"며 "일단 내부 정리가 되고 나서야 인수 검토에 나설 수 있는 여유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롯데카드 몸값을 두고 금융지주들과 MBK파트너스의 시각 차이는 여전히 큰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 가격으로 여전히 2조원대 이상의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 사업 환경이 낙관적이지 않은 점도 걸림돌이다. 특히 다음달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최대 0.1%포인트 인하로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업계 주요 과제로 재무 건전성이 꼽히고 있다. 정치적 변동성과 환율 등 거시경제 불안으로 내수 침체도 계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업 확장에 대한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라며 " 최근 금융지주들은 보험 위주로 비은행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비은행이라도 보험과 증권, 그리고 카드에 대한 시선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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