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부진에 주요 광물가격 하락···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 기록
유럽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전기차 시장 점진적 회복
올해 예상 영업익 310억원···흑자전환 예상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에코프로비엠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전방산업인 글로벌 전기차 업체의 부진이 에코프로비엠에도 영향을 미쳤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로 412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부진에 주요 광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로 전환됐다.
회사 측은 “지난해 2분기 이후 리튬 시세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3분기 들어 연중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며 큰 손실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역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예상 실적은 매출 2조7550억원, 영업손실 560억원”이라며 “주요 고객사의 이차전지 사업부진에 더해 지난해 4분기에만 재고자산 평가손실액이 188억원 발생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단, 올해부터 유럽에서 전기차 탄소배출 규제 강화와 북미권에서 주요 고객사의 생산라인이 신규 가동하면서 판매량이 증가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현지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상한선을 1km당 93.6%으로 강화했다. 기존 110.1g에서 약 15% 줄인 수준이다.
이 규제는 유럽에서 연간 1만대 이상의 신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기업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완성차 기업 대부분이 규제 대상에 포함돼, 전기차 전환이 지속 생존의 핵심 과제가 됐다.
주민우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의 유럽 판매량 회복과 SK온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포드 및 폭스바겐의 미국 판매회복이 실적개선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며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점차 전기차 수요회복이 나타나면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에코프로비엠도 글로벌 금리 인하 추세에 따라 전기차 구매력 회복과 신차 출시 효과 등이 겹쳐 양극재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아울러 신규 고객사 확보를 위해 완성차 기업 2~3곳과 물량 공급을 위해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증권가는 유럽 탄소배출 규제강화 등에 힘입어 에코프로비엠이 올해 영업이익으로 31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고객사에 더해 신규 공급처도 확보해 제품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