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젠 '반려견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론칭
엔젠바이오, 국내 이통사와 펫 진단 부가서비스 출시
"국내 반려동물 산업 규모, 2027년 15조원 육박"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국내 유전체 분석 기업들이 펫 진단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사업 진출 계획만 알렸다면, 올해부터는 서비스 출시를 통해 본격적인 시장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양육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질병 예측 및 예방 솔루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로젠과 엔젠바이오는 올해 반려동물 헬스케어 분야를 신사업으로 타깃하고 유전질환 조기 예측, 맞춤형 관리 서비스를 내놨다. 두 기업은 반려동물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 관리를 도와, 반려동물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마크로젠과 엔젠바이오은 올해 연결기준 전년 대비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판관비 증가에 따른 연간 수익성이 쪼그라든 탓이다.
마크로젠의 경우 매년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72억원에서 2022년 46억원, 2023년 14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적자 전환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엔젠바이오는 정밀진단 제품, DTC(소비자 직접 시행) 유전자 분석 등 주요 사업들에서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110억원을 기록한 뒤, 2023년부터 두 자릿수로 줄었다.
이처럼 두 회사는 인건비와 연구개발비를 포함한 판관비가 늘어나면서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자, 신사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전부터 해오던 인체 대상 유전체 분석 서비스가 아닌 반려동물을 타깃해 시야를 확장했다. 업계는 마크로젠과 엔젠바이오가 펫 진단 신사업을 통해 펫코노미 시장에 안착하고, 분위기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펫코노미(Pet+Economy) 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생산 산업 소비활동을 의미한다.
지난달 마크로젠은 반려동물 유전자검사 브랜드인 ‘마이펫진(myPETGENE)’에서 ‘반려견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를 론칭했다. 기본적인 장 질환 및 관절염, 피부염, 행동장애,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 신부전 등 총 8가지 항목 분석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장내에 서식하는 미생물 분포와 다양성을 분석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원리다.
마크로젠은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를 향후 반려묘 대상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구강과 피부 미생물 검사 등 전문 분석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반려견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는 마크로젠이 보유하고 있는 유전체 데이터 기반으로 반려동물의 유전질환을 조기 예측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반려동물 시장은 꾸준한 성장이 보장된 분야인 만큼, 건강 관리와 예방 관련 솔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인지하고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엔젠바이오는 국내 이동통신사와 협력해 펫 장례보험과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기반 헬스케어 부가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번 서비스는 1000만명 이상의 통신사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엔젠바이오의 반려동물 장내 미생물 데이터 분석 서비스는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기반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검사 결과에는 장내 환경 분석 데이터, 영양 가이드라인, 그리고 건강 개선을 위한 생활 가이드 등의 건강 데이터가 포함된다. 반려동물의 장 건강 상태와 면역력을 분석할 수 있다.
엔젠바이오 관계자는 “회사의 축적된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데이터 바탕으로 AI 기술을 결합시킨 것이 특징”이라며 “간단한 생체 정보만으로도 반려동물에 적합한 맞춤형 건강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에 통신사의 고객 데이터가 더해지기 때문에 빠른 시장 점유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기준 8조원에서 오는 2027년에는 15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4.5%에 달한다. 반려 가구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펫코노미 시장이 확대되자, 국내 헬스케어 업계를 비롯해 보험, 금융업계까지 반려동물 사업 진출을 늘리는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반려동물 시장은 사료, 의료 용품 등 양육에 필요한 소비품 위주로 형성됐다”며 “최근에는 전용 호텔, 보험, 장례 서비스,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도 부가가치가 예상되면서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 진단 업계에서는 반려동물 질병 예측 및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수익 체계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