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6개월 무이자할부 자취 감춰
1월에도 주요 카드사 알짜카드 단종 움직임 이어져
“카드사 수익성 회복 속도 둔화 전망···수익성 제고 노력 이어질 것”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새해에도 카드사들의 비용 절감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역시 카드사 업황 전반에 먹구름이 예상되면서 무이자할부 등 고객 대상 혜택을 줄이는 한편 알짜카드 단종 움직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가맹점에 제공하던 무이자할부 혜택 기간이 새해 들어 축소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우리카드와 BC카드는 최대 6개월 무이자할부를 제공했으나 1월에는 두 카드사 모두 무이자할부 기간이 최대 4개월로 줄어들었다.

신한카드 역시 지난해 12월 말에는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를 제공했으나 올해 1월에는 3개월로 기간을 줄였다.

혜택 조건이 좋은 이른바 ‘알짜카드’ 단종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달 22일부로 ‘네이버 현대카드’의 신규·교체·갱신·추가 발급을 종료한다. 2021년 출시된 네이버 현대카드는 네이버플러십 멤버십 무료 이용권 제공과 함께 이용금액의 최대 10%를 포인트로 적립받는 혜택을 제공해 카드소비자들 사이에서 알짜카드로 꼽혔다.

BC카드도 다음달 3일부터 ‘BC 바로 에어플러스 스카이패스’ 카드의 신규 및 추가·갱신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카드는 전월 이용실적 없이 결제금액 1000원당 기본 1마일리지 적립과 월 누적 이용액 100만원당 200마일리지 추가 적립을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다. 또한 연회비가 1만9000원으로 여타 마일리지 신용카드 대비 낮은 편이라 가성비 좋은 마일리지 카드로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새해부터 혜택 줄이기에 분주한 이유는 다음 달 또 한차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앞둔 영향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감독규정 개정을 거쳐 오는 2월 14일부터 카드수수료 인하 개편안을 적용할 방침이다. 개편안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은 연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의 경우 0.1%포인트(0.5~1.25%→0.4~1.15%), 10억~30억원 이하 중소 가맹점은 0.05%포인트(1.5%→1.45%) 인하된다. 체크카드 우대 수수료율은 모든 영세·중소 가맹점을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0.1%포인트(0.25~1.25%→0.15~1.15%) 내린다.

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2012년·2015년·2018년·2021년 등 4차례의 적격비용 재산정을 거쳐 꾸준히 낮아졌다.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의 적자가 심화된 상황에서 이번 다섯 번째 수수료 인하로 추가적인 수익성 하락 압력이 예상되자 카드사들은 이를 선반영해 혜택 축소와 알짜카드 단종 등으로 비용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번 수수료 개편 영향으로 개별 카드사 수익에 미칠 영향을 추정했을 때 카드사별로 213억~499억원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이는 개별 업체 기준 3개년 평균 당기순이익(2022~2024년 연환산 기준)의 약 5.9~15.0%로 각 카드사 총자산수익률(ROA)이 약 0.11~0.17%포인트씩 감소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올해도 카드사들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카드사들 역시 이에 대비해 올해도 비용 절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 축소가 불가피한 셈이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과거 카드사들의 수익성 추이를 살펴보면 가맹점수수료율 인하가 반영되는 시점에 수익성이 즉시 하락하고 양적성장, 고수익 상품 취급 확대, 비용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최근 민간소비지출 추이 및 경기둔화 등을 고려할 때 카드이용실적 성장세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맹점 수수료의 양적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카드사들의 수익성 회복 수준 및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가 6년으로 조정되면서 가맹점수수료 수익 저하 부담은 일정 수준 완화됐으나 비우호적인 환경을 고려할 때 카드사들의 수익성 제고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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