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카드사 3분기 누적 연회비 수익 1조756억원···전년比 9.2%p↑
지난해 들어 연회비 수익 증가세 확대
카드사 프리미엄 카드 영업 확대···우량고객 확보 의도

8개 전업 카드사 3분기 누적 연회비 수익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8개 전업 카드사 3분기 누적 연회비 수익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해 3분기 말 카드사들의 연회비 수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업황 악화가 지속되자 카드사들이 우량고객 모집에 집중하면서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카드 출시에 주력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국내 8개 카드사가 지난해 3분기 말까지 거둔 누적 연회비 수익은 1조7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9852억원) 대비 9.2%포인트 증가한 규모다.

연회비 수익이 3분기 만에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앞서 2020년 말 처음으로 연회비 누적 수익이 1조원을 돌파한 이후 2023년까지 12월 말이 돼서야 1조원을 넘겼지만 지난해에는 3분기 만에 1조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들어 연회비 수익 증가율은 가팔라지는 추세다. 2023년 3분기 누적 연회비 수익은 9852억원으로 2022년 3분기 9163억원에서 7.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전년 대비 증가율이 9%대로 확대됐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카드의 연회비 수익이 2503억원으로 8개 카드사 중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2023년 3분기에는 삼성카드가 2160억원으로 8개 카드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기록했으나 1년 새 현대카드의 연회비 수익이 19.5% 늘어나면서 삼성카드를 제치고 연회비 수익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삼성카드 2187억원 ▲신한카드 1884억원 ▲KB국민카드 1418억원 ▲롯데카드 1122억원 ▲우리카드 816억원 ▲하나카드 768억원 ▲BC카드 58억원 순이었다.

이 중 하나카드는 연회비 수익이 지난해 3분기 599억원에서 올해 3분기 768억원으로 28.1% 증가하며 눈에 띄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연회비 수익이 일제히 증가세를 나타낸 배경에는 지난해 카드사들이 연회비 1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카드를 앞다퉈 내놓으면서 우량고객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연회비 수익 1위를 기록한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해 2월 ‘현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에디션2(Edition2)’ 3종을 선보인 이후 5월에는 새로운 프리미엄 카드인 ‘현대카드 써밋(Summit)’과 ‘현대카드 MX Black Editon2’를 출시한 바 있다. 9월에는 ‘더 블랙’·‘더 퍼플’·‘더 레드’·‘더 레드 스트라이프 에디션2’·‘더 그린 에디션3’·‘더 핑크 에디션2’ 등 총 6종의 프리미엄 카드를 선보였다. 이 중 더 블랙은 연회비가 300만원에 달한다.

연회비 수익 증가율이 두드러졌던 하나카드는 지난해 2월 새로운 프리미엄 카드 브랜드 ‘제이드(JADE)’를 선보인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6월에는 ‘제이드 프라임(JADE Prime)’, ‘제이드 퍼스트(JADE First)’, ‘제이드 퍼스트 센텀(JADE First Centum)’ 신규 3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제이드 시리즈는 지난 12월 출시 10개월 만에 10만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연회비 1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카드로는 이례적인 짧은 기간에 10만매 판매를 달성했다는 게 하나카드 측 설명이다.

주요 카드사들이 이처럼 프리미엄 카드 영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구매력이 높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수년째 계속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카드 부문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우량고객 모집에 나선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카드는 일반 카드 상품에 비해 연회비가 높은 만큼 경제력이 좋은 우량고객의 이용비중이 높다”며 “프리미엄 카드 판매가 늘어나면 그만큼 우량고객의 유입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리미엄 카드 고객은 소득이 높은 만큼 결제금액도 많아 카드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며 “또한 연체 위험도 낮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카드 영업을 확대하는 게 수익성과 건전성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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