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매파 연준' 충격 이어졌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기대로 반등
SC은행 "비트코인 20만달러 간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새해 첫 주(2024년 12월 30~2025년 1월 5일) 반등에 성공했다. 금리 하락 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우려가 지난해 연말까지 이어졌지만 새해 들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지면서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비트코인이 올해 2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5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5분 비트코인은 9만8263달러(약 1억4464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3.24% 상승했다. 지난주말 9만5000달러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주초부터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마지막 날 9만1393달러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이달 2일부터 반등해 현재 9만8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번 주 초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한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매파적 입장을 내놓은 충격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점도표 업데이트를 통해 내년 금리인하 횟수를 4번에서 2번으로 줄였다. 더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견해를 밝혀 가상자산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시세 상승을 이끌었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각)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종목코드 IBIT)는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하루 3억3300만 달러(약 5000억원)가 순유출됐다. 이 상품은 미국에 상장된 최대 비트코인 현물 ETF다. IBIT는 2일까지 3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며 출범 이래 최장기간 순유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다가오자 친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비트코인이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20일(현지시각) 47대 미 대통령으로서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미 증시가 회복한 점도 비트코인 반등의 이유로 꼽힌다. 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8%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2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77% 각각 상승했다.
시장에선 올해 비트코인이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각)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스탠다드앤드차타드(SC) 은행은 올해 말 비트코인이 2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은행의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인 제프 켄드릭은 "2025년에 비트코인으로의 기관 유입이 2024년 속도 이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식스대학교 재무학 교수인 캐롤 알렉산더도 2025년 비트코인이 20만 달러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이라며 "여름쯤에는 15만 달러 안팎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규제 완화가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가격 급등ㆍ급락 등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가상자산 시총 3위인 리플은 지난 2일 10% 넘게 폭등했다. 이에 이날 오전 8시 55분 리플의 시세는 3661달러(약 539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0.83% 상승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일본의 대표적인 금융 서비스 회사인 SBI가 리플에 대한 투자를 늘린 영향인 것으로 봤다. 이 회사는 리플의 발행사인 리플 랩스의 지분 8%를 소유하고 있다. 리플 관련 투자는 1조4000억엔(약 14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BI의 시총보다도 많다. 이 회사의 시총은 1조2000억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