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2구역부터 시공사 선정 돌입
개포6·7차, 방배15구역, 잠실우성1·2·3차도 경쟁구도
성수전략정비구역도 새해인사로 시공사 눈도장찍기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지난해 서울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은 싱거웠다. 시공사를 선정한 총 31곳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가운데 경쟁입찰이 성립된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했다. 대부분 사업장은 단독입찰 등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결정했다. 건설사들의 태도는 미온적이었다.
올해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첫 수주전인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부터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경쟁을 벌인다.
이곳은 올해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강남구 압구정특별계획구역 내 2구역 시공사 선정의 전초전이란 평가다. 강남3구 내 알짜입지인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서초구 방배15구역, 송파구 잠실우성1·2·3차도 시공사 선정을 예고했다. 이미 개포주공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방배15구역에는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이, 잠실우성123차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압구정 맞은편의 또다른 한강변인 성수전략정비구역도 성수4지구를 시작으로 수주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벌써부터 일부 건설사는 휴지 등 가벼운 선물과 새해 인사를 하며 조합원 눈도장 찍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쪽에서 인사를 전해왔다”며 “1지구는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서히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사들이 주택사업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을 키맨으로 전진 배치한 것도 주택사업 강화 전략 일환이다.
현대건설은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신임 대표에 내정했다. 이 신임대표는 현대건설에서 30년 이상 몸담으며 건축기획실장,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현장소장, 건축주택지원실장, 전략기획사업부장에 이어 최근까지 주택사업본부장을 역임한 주택통으로 평가받는다. 이 대표에게 한남4구역은 공식 데뷔전이 되는 셈이다.
DL이앤씨도 지난해 8월 40년 정비사업 전문가 박상신 대표를 일찌감치 새 수장으로 임명하며 주택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취임직후인 8월 도곡개포한신 재건축(4285억원)을 비롯해 10월 자양7구역 재건축(3607억원) 등을 수주했고 올해 공사비 1조7000억원 규모의 한남5구역 수주 가능성도 높여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도 지난달 말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희민 건축사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정비사업에 힘을 실었단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3년 간 공격적인 수주전략을 앞세워 현대건설에 이어 건설업계 정비사업 수주액 순위 2위까지 올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선별 수주 기조는 이어지겠지만 연내 서울의 대어급 재건축 단지의 시공사 선정이 다수 예고돼있는 만큼 대형건설사들의 자존심을 건 수주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