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카드사 중 5개 카드사 CEO 교체 단행
혁신과 성장 강조한 카드사 신임 수장들
업황 악화 속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 당부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해 말 주요 카드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교체됐다. 새로운 카드사 수장들은 취임사를 통해 경영 전략을 밝혔다. 대내외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위기의식을 강조함과 동시에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혁신을 통해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당부가 주를 이뤘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 중 지난해 연말 CEO 교체를 단행한 곳은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총 5곳이다. 8개 카드사 중 절반 이상의 카드사에서 인사 변화가 일어났다.
카드사 수장이 줄줄이 교체되면서 이들은 취임사를 통해 올해 경영 계획을 밝혔다.
먼저 박창훈 신임 신한카드 사장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변화는 향후를 위한 생존 비용이라고 말하는 것을 인상깊게 들은 적이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이 시기에 다시 우리에게 맞는 새로운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적 혁신이 없는 회사가 질적 혁명을 이룬 사례는 세계 기업사 그 어디에도 없다”며 “질적 혁명은 양적 혁신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을 흔들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면 그 어디에도 참조할 사례나 로드맵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오직 많은 시도를 해보는 것이 유일한 열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재관 신임 KB국민카드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을 당부했다. 김 사장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선사하기 위해 빠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화하자”고 말했다.
이를 위한 변화의 방향으로는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KB국민카드 ▲실행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KB국민카드 ▲함께 일하는 KB국민카드 ▲긴 호흡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KB국민카드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진성원 신임 우리카드 사장은 핵심 영역 중심의 압축성장과 이를 통해 전사적 성장을 이끌 것을 주문했다. 진 사장은 2025년 카드업계의 험난한 경영환경을 예상하며 국내외 정세 불안으로 확대된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내수경기 위축, 더딘 금리 인하 속도로 인한 고금리 상황 지속, 업계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 블러(Big Blur) 시대의 도래로 빅테크 IT사들과 경쟁 심화 등 대내외 환경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적극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진 사장은 ▲신용카드 회사 기본에 충실한 카드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독자카드사 전환의 완성을 통한 수익·비용구조 개선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일하고 싶은 기업문화 등 3가지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성영수 하나카드 신임 대표이사는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꿔 빠른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성 대표는 취임 후 첫 행보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카드 부문은 일반매출 중심의 진성 영업 기조를 이어 나가겠다”며 “장·단기 카드대출을 포함한 금융부문은 건전성과 성장의 최적 균형점을 찾고 트래블로그도 1000만 고객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이태 신임 삼성카드 대표이사는 오는 3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정식 선임을 앞두고 있어 취임사 대신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계획을 전했다. 김 대표는 “‘딥 체인지(Deep Change)’로 대내외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지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부적으로는 ▲플랫폼·데이터 역량 지속 강화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확장 ▲시장 변화와 리스크 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을 당부했다.
시장에서는 2025년에도 카드업계의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경기와 건전성 저하 압력으로 저조한 실적이 유지될 전망”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빠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시중금리 하락 폭도 크지 않아 조달비용 감소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